한은 발표, 거꾸로 간 한국경제
1인당 GNI 4.1% 줄어 3만2047달러
실질소득 0.3% 증가, 21년 만에 최저
GDP 물가는 5분기 연속 마이너스
경제 활력 떨어져 디플레 우려 확대
실질 GNI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역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실질 GNI는 실질 GDP와 실질 무역 손익의 합이다. 실질 GDP 성장률(2.0%)보다 1.7%포인트 낮은 건데 이는 소득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박성빈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미·중 무역갈등과 반도체 가격 하락 등 교역 조건이 악화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 동안 경제 규모도, 소득도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전반적으로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이다. 2019년 GDP 디플레이터는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끝에 연간 -0.9% 하락했다. 5분기 연속 마이너스는 사상 처음이다. 연간 마이너스 또한 2006년(-0.2%) 이후 13년 만의 일이고, 하락 폭은 1999년(-1.2%) 이후 20년 만에 가장 컸다.
◆구매력 기준 1인당 GDP, 일본 추월=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구매력평가(PPP)를 기준으로 한 한국의 1인당 GDP가 2017년 기준, 4만1001달러(약 4890만원)를 기록했다. 일본은 4만827달러로 한국이 일본을 앞섰다.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70년 이후 50년 만의 첫 추월이다. 2018년 잠정치에서도 한국은 일본보다 우위에 섰다. 한국 4만2136달러, 일본은 4만1502달러다. 구매력 기준 GDP의 한·일 간 격차는 2017년 1인당 174달러에서, 2018년 634달러(잠정)로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물가와 통화가치를 반영해 산출한다. 예컨대 1달러로 식빵 두 개를 살 수 있는 나라가 한 개를 살 수 있는 나라보다 PPP 기준 1인당 GDP가 높게 나온다. 일본의 높은 물가, 오랜 경기 부진, 심각한 고령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명목 GDP에선 물론 일본이 한국보다 아직 우위다. 또 통계 기준이 다른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에서는 일본(4만5546달러)의 PPP 기준 1인당 GDP가 한국(4만4740달러)을 아직 앞선다.
장원석·조현숙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