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10시 40분쯤 교민들을 실은 45인승 버스 9대가 차례로 국방어학원 정문을 빠져나왔다.
국방어학원 주변에는 장호원읍비상대책위원회 등 이천지역 주민 약 30명이 이들을 배웅하기 위해 이날 오전 9시쯤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주민들도 교민들도 손 흔들며 안녕
이날 교민들을 배웅하기 위해 국방어학원을 찾은 김유신(45)씨는 “교민들이 떠나는 날이 됐다고 하니 뭉클하다”며 “14일간 독방 쓰면서 고생했는데 건강하게 잘 가서 기쁘다. 편하게 모셔야 한다는 생각만 해 입소를 반대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쇼하지 말아라” 불만 외친 국회의원
진 장관은 교민들을 태운 버스가 국방어학원을 빠져나오기 전 먼저 국방어학원을 걸어 나와 차를 타고 바로 이동했다. 이를 지켜본 송석준(이천) 미래통합당 의원은 진 장관이 자리를 뜬 후 “쇼하지 말아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송 의원은 “교민들을 받아준 주민들은 생각 안 하냐. 안심하라 그러더니 국방어학원 2㎞ 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불안해하는 주민들 맘도 모르고 이런 환송행사가 말이 되냐”고 따져 말했다. 주민 격려 없이 자리를 먼저 떠난 진 장관을 향해서는 “주민들이 이렇게 나와 있는데 손도 안 잡아주고 간다”며 섭섭함을 나타냈다.
그의 목소리가 커지자 주민 사이에서는 “말을 가려 해라” “술 먹었냐” “왜 떠들어”라는 원성이 나왔다. 이윽고 한 관계자가 “마무리를 잘해서 보내자” “싸우지 말자”며 주민들을 달래자 이들의 볼멘소리는 점차 작아졌다.
교민들은 4개 권역별로 이동해 주요 버스터미널과 기차역에 내려 각자 거주지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날 국방어학원을 퇴소한 인원은 우한에서 3차 전세기를 타고 지난 12일 귀국한 교민과 중국 국적 가족 등 총 148명이다. 여기엔 손녀들을 돌보기 위해 자진 입소한 내국인 할머니 1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전날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15∼16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2주간 격리 생활을 한 중국 우한 교민 1·2차 귀국자 699명과 자녀를 돌보기 위해 자진 입소한 아버지 등 700명이 퇴소했다.
이천=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