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올해 첫 야외 알현식에서 교황은 세계 각지에서 모인 수천 명의 신자들과 만났다. 교황은 신자들과 악수를 하고 어린아이들에게 입맞춤을 하는 등 평소와 마찬가지로 이들을 환대했다.
교황청은 애초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일반 알현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취소 시의 파장을 고려해 예정대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이날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재의 수요일 미사도 집전했다. 사순절(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기억하는 교회 절기)의 시작을 알리는 재의 수요일은 가톨릭에서 중요한 기념일로 교황이 신자와 포옹과 악수를 하고 이마에 잿가루로 십자가를 그려주는 관행이 있다.
한편 교황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에 산재한 초기 기독교인들의 지하 묘지인 '카타콤베'를 폐쇄한다고 이날 밝혔다. 수도 로마와 시칠리아, 토스카나 등에 분포해 있는 카타콤베는 수많은 순례객이 찾는 기독교 성지로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된 공간인 만큼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교황청이 위치한 이탈리아는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으로 26일 기준 40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사망자는 12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널리 퍼진 밀라노, 베네치아, 파두아 등 북부지역 교구는 미사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