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뷔, 엑소 카이 등 남자 아이돌
작은 백 든 모습 ‘공항패션’ 많아져
“남성이 핸드백 메면 더 시선 끌어”
2020 봄·여름 컬렉션서 트렌드 확인
‘2020 봄·여름 남성 컬렉션’에서도 트렌드는 입증됐다. 어깨에 메 몸에 밀착되는 형태의 크로스백이 대세였다. 디올과 지방시는 정장 차림에 아담한 사이즈의 가방을 멘 남자 모델들을 등장시켰다. 루이 비통의 모델들은 네모 핸드백을 짧게 멘 역동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다. 지갑보다 더 작은, 머스(murse·남성용 손지갑)를 멘 모델들도 눈에 띄었다. 머스는 남자(man)와 지갑(purse)을 합한 패션 용어. 프라다는 손잡이와 긴 어깨끈이 함께 있는 ‘브리크 백’을, 펜디는 브랜드의 대표 상품 ‘바게트 백’ 남성용을 내놨다. 펜디 관계자는 “남성 패션에서 가방이 중요 아이템으로 부각된 것은 이번 봄이 처음”이라고 했다.
남자들의 핸드백 패션은 최근 소비문화의 화두인 ‘젠더리스(genderless)’ 영향이란 해석이 나온다. 남성·여성용의 경계가 모호한 것으로, 패션 용어로는 앤드로지너스(androgynous·양성의 특징을 가진) 룩으로 불린다. 2020 봄·여름 남성 컬렉션에서 핑크색과 꽃무늬 등이 대거 등장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남자다움, 여자다움을 강조하는 것은 이제 낡은 관습처럼 보인다. 이한욱 패션 스타일리스트는 “여성용 핸드백을 여자가 들었을 때보다 남자가 들었을 때 더 재밌고 시선을 끌기 쉽다”고 했다. 여기에 전반적으로 큰 가방보다 초소형 백이 인기인 점도 남자가 핸드백을 들게 된 이유 중 하나다.
MCM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디르크 쇤베르거는 남성 핸드백 트렌드를 실용적인 패션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으로 분석했다. 그는 “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 양손이 자유로운 디자인은 필수”라고 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