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추억] 달 착륙 계산한 수학 천재, 별로 떠났다

중앙일보

입력 2020.02.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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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존슨. [NASA]

영화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의 실존 주인공으로, 우주 궤도 계산에 혁혁한 공을 세운 미국의 수학자 캐서린 존슨(사진)이 10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4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을 통해 존슨의 사망 사실을 알린 미 항공우주국(NASA)은 “존슨의 정신과 결심이 우리를 우주 탐험의 새로운 시대로 이끌었다”며 “그녀는 미국 최초 우주인 앨런 셰퍼드의 비행 궤적을 계산했고, 아폴로 달 착륙 성공과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의 시작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업적을 기렸다.

캐서린 존슨
영화 ‘히든 피겨스’ 실제 주인공
NASA 우주연구 금녀·흑인 벽 깨

직업인 바비인형 시리즈의 수학자 캐서린 존슨. [사진 바비]

짐 브리덴스틴 NASA 국장은 “존슨은 우주 탐사에 있어 여성과 유색인종에게도 문을 여는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고 추모문을 냈다. 이어 자신의 트위터에 “나사는 그녀가 아니었으면 이루지 못했을 업적들과 그녀의 용기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영화 ‘히든 피겨스’는 1960년대 머큐리 프로젝트(1958~63년 진행된 NASA의 최초 유인 우주비행 탐사계획)의 숨은 공신인 세 흑인 여성 이야기를 담았다. 천부적인 수학 능력을 가진 존슨은 건물에서 800미터 떨어진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는 등의 차별 속에서도 머큐리 프로젝트와 ‘아폴로 계획’에 참여해 로켓과 달 착륙선의 궤도를 분석했다.
 
2015년 존슨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평생 별에 닿으려 노력한 캐서린 존슨이 오늘 그 별 중 한 곳에 착륙했다”고 추모했다.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