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교회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64)씨는 “불안해서 지나다니기도 꺼려진다”며 “우리는 생활을 해야 하니까 안 나갈 수가 없는데 신경이 많이 쓰인다. 지인들이 전화가 와서 괜찮냐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이모씨는 명성교회로 가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지금 확진자가 나왔다는데 거기를 왜 가냐”며 “확진자가 발생하니 주변을 다니기도 겁난다”고 했다.
A씨는 장례식장에 다녀온 뒤 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퍼진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에 함께 갔던 교인 5명, 밀첩접촉자 3명과 함께 지난 21일 보건소를 찾았고 25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검사를 받은 다른 가족과 신도 등 7명은 음성으로 판정됐다.
A씨가 갔던 장례식장이 위치한 청도대남병원에선 25일 기준 총 113명의 확진자(사망자 7명 포함)가 나왔다. 다만 논란이 일고 있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형의 장례식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돼 A씨가 문제의 장례식장을 다녀온 날과는 일주일 정도 시간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문제는 A씨가 지난 16일 교회 신도 2000여명이 참석한 오후 예배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커지는 추가 감염 우려다. 재적 교인만 8만명에 이르는 대형 교회인 명성교회에서는 지난 16일 오전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총 6번에 걸쳐 예배가 진행됐다. 이 중 A씨는 오후 1시 30분부터 1시간 정도 진행된 4부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로는 “부목사 A씨 확진 판정 보도가 나온 뒤 교회에 도울 일이 있나 해서 왔다”며 “교회 내부도 수차례 소독하면서 방역에 힘쓰고 있다. 오늘 검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지만 혹시 몰라 어제부터 예배를 쉬었다. 40년 교회 역사상 새벽기도를 쉰 건 어제(24일)와 오늘(25일)이 처음”이라고 했다.
한편, 명성교회 측은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정부와 방역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약속하며 ▶25일부터 주일 예배를 포함한 모든 예배와 교회 내 활동 중단 ▶창립 이후 매년 3월과 9월 진행해 온 특별 새벽집회 무기한 연기 ▶교회 모든 시설물과 부속건물 출입 제한 등의 결의 사항을 발표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