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시절 고객 악수를 거절해 사업 기회를 날려버린 경우도 부지기수다. 주치의에 따르면 트럼프는 진료실 침대 위 일회용 종이를 직접 교체한다. 자녀가 아파도 병을 옮을까봐 만지지 못한다고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하는 참모는 방 밖으로 쫓아낸다. 손가락에 침을 발라 서류를 넘기는 직원 손등을 찰싹 때리며 “구역질 나게 뭐하는 짓이냐”고 질책한 일화도 있다.
백악관은 발 빠르게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연일 회의를 열고 있지만, 준비가 미흡해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할 경우 미국에 대규모 인원을 격리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고 우려한다. 연방과 주 정부 간 혼선도 노출됐다. 보건부가 확진자를 앨라배마주 연방비상관리국(FEMA) 시설에서 치료하겠다고 발표하자, 주지사와 의원들이 트럼프에게 직접 항의해 계획을 취소시켰다. 중국 우한에서 데려온 귀국자를 당초 3일간 격리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뒤늦게 14일로 늘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감염병이 아니어도 국경을 닫고 싶어하는 고립주의자다. 외국인 혐오 성향도 보인다. 전문가 의견보다는 정치적 이해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 확진자가 늘기 시작하고, 민심이 동요하고, 혼란이 펼쳐질 때 트럼프의 개인적 공포와 세계관은 전문가 조언을 무시하고 극단적인 대응을 선택할 위험요소가 된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눈에 띄게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한국이 트럼프의 불안을 자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박현영 워싱턴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