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은 24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 29일인 K리그1(1부리그) 개막과 다음달 1일인 K리그2(2부리그) 개막을 각각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참가팀(전북·울산·서울·수원)에 대해서는 홈 경기를 관중 없이 치르라고 권고했다.
프로축구 사상 첫 개막 무기연기
여자농구, 프로배구 무관중 경기
사태 악화되도록 폭탄 돌린 형국
문체부, 4일 회의 후 대응책 미뤄
프로야구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다음달 14일, 정규시즌은 다음달 28일에 개막한다. 남정연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팀장은 “이번 주에 단장회의를 열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무관중 경기나 취소, 연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구가 연고지인 프로야구 삼성의 고민이 깊다. 대구는 정부가 지정한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1일 “프로축구와 프로야구 개막 연기를 해당 연맹에 요청했다. 불가피하게 강행할 경우 ‘무관중 경기’로 치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정 변경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프로야구는 7월 도쿄올림픽이 있어 정규시즌 개막을 예년보다 앞당겼다. 축구와 달리 일주일에 6경기를 치른다. 한 번 연기하면 일정을 소화하기 힘들 수 있다.
여론은 ‘무관중 경기 또는 일정 연기를 찬성한다’는 쪽이 우세하다. 23일 프로배구 여자부 1, 2위 팀 현대건설-GS칼텍스전이 열린 서울 장충체육관에 관중 3707명이 몰렸다. 인터넷에는 “이 시국에 저렇게 많은 사람이 실내 체육관에 몰리느냐” 등의 댓글이 올라오는 등 비판 여론이 거셌다.
실내와 실외 스포츠의 감염성 차이에 대해 “다중 이용시설은 환기시설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실내가 조금 더 감염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체온측정기에 대해 “야외에서 측정하다보면 체온 측정이 다소 어려울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각 종목단체가 ‘폭탄 돌리기’ 하는 듯 대응을 미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자농구를 주관하는 WKBL이 총대를 메고난 뒤에야 다른 종목도 뒤따라간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문체부는 4일 프로단체 회의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또 13일 여자배구가 열린 장충체육관에서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4대 프로스포츠 단체장을 만났다. 하지만 복수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당시 이렇다 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프로스포츠는 수익과 직결되는 비즈니스 성격이 크고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서 자율성을 인정했다. 지속적으로 위기의식과 정보공유를 통해 단계적으로 대응해왔다”고 설명했다.
박린·김효경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