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품에 속지 마세요! 제조사, 유통기한, 인증번호, 원산지가 미표기된 불법 가품이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22일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N95 마스크’의 상품 설명란에 올라온 글이다. 해당 업체는 “꼭 정품으로 인증된 제품인지 확인하라”면서 정품 N95 마스크 구별법은 물론 가짜 N95 마스크 예시 사진을 첨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점매석을 넘어 가짜 마스크 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건 한국 식약처가 아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인증을 받은 N95 마스크다.
KF는 한국 식약처 허가 제품…N95는 미국 CDC 인증
반면 의료용 마스크로 알려진 N95 마스크는 한국이 아닌 미국 CDC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에서 인증한 제품이다. 평균 0.02~0.2㎛ 크기인 바이러스의 침투를 차단해 주로 호흡기 감염을 막기 위해 사용되며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의료진들이 사용하는 마스크로 알려져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N95 정식 제품 마스크 겉면엔 인증번호 적혀 있어
이에 A씨는 “N95 마스크가 정품인 경우 NIOSH 마크와 제조사, 모델 번호 등 인증번호가 ‘TC-84A-XXXX’ 같은 형태로 찍혀 있다”면서 “구매할 때 포장지는 물론 마스크에도 해당 인증 번호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CDC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인증을 받은 전체 제조사 및 판매사, 상품 번호 리스트가 올라와 있고 가짜제품으로 적발된 마스크 사진도 올라와 있어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마스크 사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단속은 쉽지 않아 보인다. A씨 역시 국민 신문고와 식약처에 관련 사실을 제보했으나 식약처 쪽에선 N95 마스크의 경우 외국에서 수입되는 공산품이기 때문에 산업자원부에 문의하라고 한 반면 국민 신문고 쪽에선 식약처에 확인하라며 떠넘기기가 계속됐다고 했다.
식약처 한 관계자는 “의약외품으로 등록하려면 KF 기준에 맞는 인증을 따로 받아야 한다”면서 “N95 마스크의 경우 승인 자체가 식약처에서 받은 게 아니라서 규제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