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성교육 화장지, 들어보셨나요?
일본의 한 사단법인이 아이들도 올바른 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만화를 넣은 두루마리 화장지를 판매하고 있어 화제입니다.
'소우리지'라는 이름의 이 단체가 시작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소우리지에 따르면 연간 일본에서 2000건의 아동 간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자칫 어린이들이 성폭력의 피해자, 심지어는 가해자도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궁리하던 멤버들은 '성교육 두루마리 화장지'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올바른 성교육 위해 아이도 쓰는 휴지에 만화 넣어
어른 위한 가이드북도 제공
"일본 성폭력 피해자 70%는 속앓이만"
마이니치 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휴지에 그려진 내용은 유엔 산하 기구 유네스코가 출판하는 '5세부터의 국제 교육 가이던스'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의사·조산사·성교육 전문가의 감수를 받아 제작됐습니다.
"성폭력으로부터 나를 지키고 싶다", "자신과 관계를 맺을 상대를 소중히 하고 싶다", "남성의 신체, 여성의 신체 구조를 알고 이해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게 이 휴지가 나온 배경입니다.
소우리지의 대표와 부대표 모두 여성입니다. 대표는 시즈오카 현립 대학 경영정보학부를 다니다가 휴학 중인 츠루타 나나세(鶴田 七瀬)씨입니다. 멤버 중에는 현직 의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체를 만든 취지에 대해 멤버들이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인상적입니다.
"대학 3학년 때 나는 친한 친구가, 나도 알고 있는 친구로부터 장기적으로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들었을 때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친한 친구가 힘들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나 자신을 원망했다. 이 친구와 마찬가지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사실을 안 지금, 이 문제에 무관심했던 나로는 돌아갈 수 없다. 누구나 존엄성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고 싶다."
가령 입술, 가슴, 팬티로 가려진 곳은 중요한 곳이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또 팬티로 가려진 중요한 곳은 혼자 있을 때는 만져도 되지만 다른 사람의 앞이나 밖에서는 만져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이는 화장지 만화의 극히 일부분입니다.
보호자 혹은 교육자는 아이들에게 성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할 수 있는 가이드북도 함께 받게 됩니다. 그래도 답변이 제대로 되지 않은 질문에 대해서는 소우리지에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 홈페이지에 나옵니다.
상대방의 동의 없는 강압적인 성관계의 결과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고, 이것이 인공임신중절로 이어지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에 따르면 하루 평균 438명의 여성이 인공임신중절을 받고 있으며 연간 기준 약 16만명의 여성이 이에 해당합니다.
또한 아동 대상 성범죄를 예방하는 데도 성교육은 필수입니다. 일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18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아동 포르노 사건의 검거 건수는 매년 역대 최대기록을 돌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