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마스크 제조업체 에버그린.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벌써 보름 넘게 2교대로 24시간 쉴 새 없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곳이다. 하루 생산량은 20만장으로 신종코로나 사태 전보다 2.5배 정도 급증했다. 정부도 예기치 않게 닥친 ‘마스크 대란’에 대응하기 위해 주 52시간을 넘어서는 특별 연장근로를 허용한 상태다.
중국 국내 기업에 마스크 급파
“마스크가 보기엔 만들기 쉬워 보여도 성능이 좋을수록 어려운 기술이 많이 필요해요. 저희가 합성섬유 대신 쓰는 천연섬유만 해도 접착 과정에서 타버리기 쉽거든요.” 마스크 제조 과정을 지켜보는 이 대표의 눈엔 자부심이 대단하다.
박 장관은 “중국 정부가 공장 재개 조건으로 마스크 보유를 내걸었는데 초반엔 구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에버그린이 보내 준 마스크가 중국에 있는 우리 중소기업이 조업을 재개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박 장관에게 업계에서 평가가 좋은 에버그린을 ‘구원투수’로 추천했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로 한국 마스크 위상 높아져”
최근 일부 유통업체의 마스크 사재기와 이로 인한 물량 부족, 가격폭등 상황에 대해 이승환 대표는 “제조 입장에서 참 안타깝다”면서 “실제로 얼마 전까지 중국 중개상들이 공장에 허락도 없이 불쑥불쑥 들어와서 아주 힘들었는데 요즘은 정부 단속으로 많이 잠잠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박 장관에게 “신종코로나는 불행한 사태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도 유럽도 한국 마스크만 찾는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다”며 “‘KF80’, ‘KF94’가 부착된 한국의 보건용 마스크 위상이 엄청나게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실제 에버그린은 최근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H마트로부터 마스크 공급 계약을 제안받았다.
이에 박 장관은 “KF가 어떤 의미죠?”라고 관심을 보였고, 이 대표는 “KF는 ‘코리아필터(KF·Korea Filter)’ 인증을 받은 마스크라는 뜻인데, 마스크를 정부(식품의약안전처)에서 관리하는 건 한국밖에 없다. K팝(가요), K뷰티(화장품)에 이어 이제 KF가 한국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