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 관계자가 전화를 걸자 이를 받은 한 남성은 "전화가 단전되면 사업에 피해가 갈 수 있으니 회사 전화 비상 연락처를 제공하겠다"며 "인터넷 전화(070)로 공사 기간만 잠시 착신 변경하라"고 제안했다. A사는 이를 믿고 인터넷 070 번호로 착신 번호를 바꿨다.
착신 번호 변경이란건 상대방이 평소대로 '02-123-5678' 걸면 '070-234-7890'의 번호로 자동으로 수신자가 바뀌는 방식이다. 다른 사람에게 전화번호가 바뀌었다는 걸 알려줄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A사도 부담 없이 착신 번호 변경에 동의했다.
그런데 같은 날 오후 A사 관계자의 휴대전화로 평소 거래하던 B씨의 전화가 걸려왔다. B씨는 이 관계자에게 "평소 거래하던 계좌번호와 방금 입금한 계좌번호가 달라 이상하다. 영수증도 평소와 다른데 변경한 것이냐?"고 물었다. A사는 자신들이 착신 변경한 전화번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다.
공문 따라 안내받고 전화 착신 변경했는데 사기
16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업체가 사기단이 제공한 070 인터넷 전화번호로 착신 변경한 시간은 5시간 정도다. B씨 등 2명은 그 시간에 이 번호로 전화를 걸어 각각 18만개와 16만개의 마스크를 주문했다.
이 주문 전화는 A사가 아닌 사기범이 받았다. 주문대금 1억8000만원과 1억6000만원도 사기범에게 넘어갔다.
경찰 "주문대금 전 계좌번호, 세금계산서 등 확인 다시 해야"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