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참여자 중엔 이지용(28·한체대 박사과정)씨처럼 창업을 꿈꾸는 이도 있다. 이씨는 “태권도 선수 시절 상대방 경기를 미리 분석해 실전에 적용하는 외국팀이 부러웠다. 국내에도 보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전공자에겐 현장 경험과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엘리트 체육의 경기력도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활하는 국립대 ③
한국체대 스포츠과학 창업 돕고
경북대 빅데이터 결합 강좌 개발
한국교통대는 의료 엔지니어 양성
“기초학문 보호하고 교육의 질 높여”
국립대들은 국립대학 육성사업을 활용해 고등교육의 질을 높이는 한편 기초·보호 학문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전남대는 지난해 9월 ‘AI융합대학’을 설립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로봇·미래에너지·빅데이터금융·IoT(사물인터넷)인공지능의 4개 융합전공을 개설했다. 정병석 총장은 “재학생과 지역 청년에게 미래형 일자리를 준비하는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경북대는 융·복합 강좌 개발에 열중한다. 국문학 교수와 컴퓨터 전공 교수, 통계학 교수가 모여 어학과 빅데이터 분석을 결합한 과정을, 심리학·사회학·정치외교학 교수가 모여 소셜 미디어를 공부하는 강의를 개발한다. 김정일 교육혁신실장은 “학문 간 시너지를 통해 교수·학생의 시야를 넓히고, 학생의 취업 경쟁력도 높이려 한다”고 소개했다.
부경대는 지난해 9월 연구팀 27개를 선정해 팀당 1000만원을 지원했다. 기초학문 분야나 지역사회 문제와 연관된 과제가 중심이다. 환경공학과 이태윤 교수는 인공위성으로 광안리 해수욕장의 녹조를 연구하고, 사학과 신명호 교수는 경상좌수영·왜관을 활용한 관광 루트를 개발하고 있다. 김찬중 산학협력부단장은 “기초학문 육성과 지역사회 기여라는 국립대의 책무에 충실해지려 한다”고 밝혔다.
대학의 특성화 역량을 활용하는 국립대도 많다. 한국교통대는 의료산업과 관련된 3D 프린팅 과정을 제공해 의료 분야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있다. 선박안전·연안 방재 등 해양안전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는 한국해양대는 지난달 지자체와 함께 ‘해양안전포럼’을 열었다.
김씨는 “한국과 달리 학생들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하는 수업 방식에 감명받았다. 교사가 되면 나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주교대는 매년 재학생 60명을 5주 동안 해외에 보내고 있다. 김윤옥 국제교류원장은 “해외 현장을 체험하고 좋은 제도는 한국에 적용해 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서울교대는 지난해 교육과정에 ‘창의융합 교육’ 영역을 신설하고 재학생의 체험 활동, 외부 강사의 수업 참여, 여러 학과 교수들의 합동 교육을 권장한다. 부산교대는 생활관(기숙사)을 중심으로 심리 프로그램을 제공해 예비 교사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성 평등 문화의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고석현·천인성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