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의회에 총 4조8000억 달러(약 5697조원) 규모의 2021 회계연도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기초 과학연구에 지원되는 연구비를 대폭 삭감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부터 “예산의 균형을 맞추고 지출을 삭감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연구 예산에 불만을 드러냈으며, 이후 일관되게 기초과학과 환경 부문의 연구비를 옥죄왔다.
하지만 이런 ‘칼바람’ 속에서 인공지능(AI) 과 양자정보기술(QIS)’ 부문은 살아 남았다. 백악관은 “2022년까지 AI와 QIS 부분에 대한 예산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언스는 이를 ‘미래의 산업’에 대한 연구 및 투자라고 분석하며 AI와 QIS는 물론 5G 통신, 생명공학, 첨단 제조업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AI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모든 연방 기관이 AI 연구 개발ㆍ투자에 우선 순위를 두고 예산안 편성을 하도록 했다. 그 결과 미 국립과학재단(NSF), 농무부(USDA), 국방부 등이 AI 분야에 할당한 예산은 약 18억 6000만 달러(약 2조 2000억원)에 이른다. 미국의 AI 이니셔티브는 인력에 대한 정부의 장기적, 선제적 투자로 민간의 자생적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는 양자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중국·유럽 등을 견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희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은 "중국은 올해까지 100억 달러를 투자해 안후이성에 양자컴퓨터 연구 클러스터를 만들 계획이고 유럽연합(EU)도 퀀텀 플래그십을 출범시켜 오는 2028년까지 10억 유로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라며 "트럼프 정부로서도 이런 세계적인 움직임에 대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