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종은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에서 진행 중인 LG 1차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이형종의 모자는 예전보다 허전하다. 1년 넘게 길러온 뒷머리를 이번 겨울 잘랐다. 당시 이형종은 “멋을 부리는 게 아니다. 누가 뭐라든 내 야구를 펼치고 싶다는 의지”라고 했다. 그는 "운동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고 이유를 말했다. 그는 "한 달 반 정도 전에 잘랐다. 길러보고 싶어서 길렀는데 여름에 덥고, 모자도 잘 벗겨졌다. 솔직히 조금 불편했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타격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을 수 없다. 이형종은 "타격에 대한 고민을 항상 많이 한다. (홈인)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치기가 쉽지 않다.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확하게 치는데 집중하면 더 강한 타구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홈런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종은 2008년 LG에 투수로 입단한 뒤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재활과 수술을 반복하면서 잠시 그라운드를 떠나 골퍼로 변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와 야수로 변신했고, 결과는 성공적이다. 2017시즌부턴 주전으로 도약했다. 특히 지난해 LG 외야진은 KBO리그 최강으로 손색없었다. 김현수-채은성-이천웅-이형종 등 LG 외야수들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WAR, 스탯티즈 기준)는 13.83으로 1위였다. 샌즈와 이정후가 버틴 키움(11.68), 로하스와 유한준이 이끈 KT(11.38)보다도 크게 앞섰다.
올시즌 LG는 창단 30주년을 맞아 지난해(4위)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형종도 마찬가지다. 그는 "팀이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며 "작년에는 팀이 아쉽게 4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더 높은 곳까지 가고 싶다. 우리 팀은 기존 전력이 잘 유지됐고, 부상에서 돌아오는 투수들도 있다. 개인적인 기록보다는 팀 우승에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LG가 잘 하기 위해선 당연히 이형종도 제 몫을 해야 한다. 특히 '강한 2번 이론'에 무게를 두는 류중일 감독은 이형종도 2번 타자 후보로 꼽고 있다. 이형종은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것"이라며 "많은 경기에 나가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고, 개인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 같다. 시즌 내내 부상 없이 건강하게 경기에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