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와 브라이언트는 인연이 있다. 두 선수는 1996년 나란히 프로에 데뷔했고, 2000년에 함께 최고 자리에 올랐다. 우즈는 그해 4개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는 ‘타이거 슬램’을 시작했고, 브라이언트는 3연속 우승을 시작했다.
데뷔와 성공가도 닮은꼴 두 사람
잘못한 뒤 반성과 변화도 공통점
열심히 하다 보니 많이 다쳤다. 우즈는 수술을 8번 했다. 2008년 십자인대가 없는 무릎으로 US오픈에서 우승했다. 우즈는 부상과 통증을 구분했다. 통증은 아무리 아파도 그냥 이겨낼 수 있다고 여겼다. 브라이언트도 늘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는 격렬한 종목에서 20년을 버텼다. 2014년 아킬레스건이 찢어진 상태로 동점 자유투를 넣던 장면은 그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정상에 선 선수는 외롭다. '골프 황제' 우즈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교류했다. 조던으로부터 ‘스타로서 즐기고 스트레스를 푸는 법’을 배웠다. 도박과 밤 문화 등이다.
우즈는 슛 실패 후에도 위축되지 않는 브라이언트의 자신감을 대단하게 여겼다. 이른바 ‘슈터의 심리’다. 슛 성공률이 50%인 선수가 처음 다섯 번의 슛을 놓치면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나’ 하고 공을 피한다. 일반적인 슈터는 그렇다. 진짜 슈터는 그래도 더 던진다. “내 성공률이 50%인데 5번 연속 들어가지 않았다면 앞으로 5번 연속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브라이언트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은 81점이다. 조던의 기록(69점)을 넘어선다. 이유는 하나. 조던보다 많이 던졌다. 브라이언트는 가장 많이 던졌는데 슛 성공률은 최고가 아니어서 역대 NBA 슛 실패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다.
당연히 ‘난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신인 시절 유타 재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마지막 5분 동안 에어볼 4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다음 날 아침 해가 뜰 때까지 슛연습을 했다. 그리고 또 다른 실패의 두려움 앞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브라이언트는 "개인적인 분노와 자기 회의, 팬과 미디어의 비난에 대처하는 마음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브라이언트가 마이클 조던만큼 존경받는 이유다. 우즈는 부상, 칩샷 입스, 약물 중독 등 여러 난관을 이겨냈다. 브라이언트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대형 스캔들을 낸 점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전세계의 주목 속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래도 시간이 지난 뒤에는 오히려 더욱 사랑받는 인물이 된 것도 공통점이다. 뛰어난 성적만으로는 용서받지 못했을 것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뉘우쳐 좀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한 것, 바로 그게 용서의 이유가 아닐까 한다.
성호준 골프팀장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