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武漢)의 버블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세계로 확산시켰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전세계가 패닉에 빠진 가운데 사태 악화의 배경을 놓고 중국 내에서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중국 전문 칼럼니스트인 나카자와 가쓰지(中沢克二) 편집위원은 5일 기명 칼럼에서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우한에 초점을 맞춰 이같은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춘절 앞두고 1만5000명 日여행
우한은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로서 물류와 자동차산업 등을 기반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 그 덕에 중국의 대표적인 부자도시 반열에 올라섰다. 1100만이 모여 사는 우한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약 2만 달러(약 2360만원)다. 이는 상하이보다 높고 베이징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번 춘절을 앞두고도 일본으로 단체여행 간 우한 사람이 1만5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 확산기에 우한을 빠져나간 숫자가 500만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보고도 있다. 이들이 중국은 물론 해외로 퍼져나가면서 신종 코로나가 확산됐다는 의미다.
◇신문사 간판을 단 부동산기업
문제는 신종 코로나 사태를 맞으면서 이런 버블이 깨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더라도 당분간은 단체행사 등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이 커지는 등 지역경제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산업적으로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우한의 대체지를 찾는 글로벌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도(古都) 우한의 역사적인 면모도 무시할 수 없다. 우한은 중국의 격변기 때마다 모습을 나타냈다. 1911년 10월 10일 신해혁명의 도화선이 된 우창 봉기도 우한에서 일어났다. 그만큼 우한 시민은 자긍심이 높고 자존심이 세기로 유명하다. 그 때문인지 신종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우한에서 불만이 폭발할 경우 시진핑 정권의 권력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는 전문가들도 나온다. 지방정부 탓으로만 돌리기엔 사안이 너무 엄중하다는 뜻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