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교체 과정에서 제작진과 양희은, 박미선, 이지혜 등 기존 MC들과의 불협화음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KBS 측은 “기존 MC와 원활하게 소통했다”고 밝혔지만, 양희은이 이날 인스타그램에 “우리 여자 셋은 MC 자리에서 잘렸다”고 올리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거리의 만찬’은 남성 MC들이 대부분인 다른 시사 프로그램과 달리 여성의 시선으로 시사 이슈를 다뤄 호평을 받던 터였다. 한국 YWCA연합회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상’ 중 성평등부문상, 여성가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주최한 ‘양성평등 미디어상’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양희은 “우리 여자 셋은 MC 자리서 잘렸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MC 교체 반대’ 청원 서명은 이틀 만에 1만명을 넘어섰다. 이 청원자는 “프로그램 뜨고 난 후 남성 MC로 바꾸는 거 굉장히 치졸하다”며 “새 MC 중 한 명인 김용민씨는 ‘미국 여성장관(콘돌리자 라이스)을 성폭행해 죽여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공인으로서 가릴 말은 가리고, 논란이 될 것 생각해서 발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자 셋이 모이면 사회가 변한다. 양희은, 박미선, 이지혜가 그대로 MC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KBS 시청자 청원은 한 달 동안 1000명 이상 동의하면 해당 부서 책임자가 직접 답변해야 한다.
KBS는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모든 의견들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 더욱 신중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즌2 제작 논의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는 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다시 알려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