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G(세대) 통신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이통3사 가운데 KT가 처음으로 2019년 실적을 내놨다. 예상대로 요금이 높은 5G 서비스로 매출은 늘었지만 5G 망 투자비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7일 실적을 공개하는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의 실적도 KT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6일 "5G 상용화 원년인 2019년에 매출 24조3420억원, 영업이익 1조1510억원, 순이익 6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8%, 순이익은 12.2%가 각각 줄었다. 5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 수성에는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이 줄어 다소 빛이 바랬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실적(잠정)만 따지면 매출 6조1955억원, 영업이익은 1482억원을 기록했다.
KT의 영업이익 감소는 5G 상용화에 따른 네트워크 구축 등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또 고객 잡기용 출혈 경쟁을 벌이느라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KT는 5G 기지국 구축 등 설비투자(CAPEX)에 3조2568억원 집행했다. 전년(1조9770억원) 대비 65% 늘었다. KT 5G 기지국 수(2월 현재 기준)는 개통 기준 7만1000여개를 넘어, 전국 85개 시·군·구·동 단위까지 서비스되고 있다. 마케팅 비용으로는 전년 대비 18.4% 증가한 2조7382억원 쏟아부었다.
매출은 역시 5G 서비스로 증가했다. 특히 무선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0.2% 증가해 6조9707억원이다. 이중 무선서비스 매출이 5G 가입자 증가로 전년 대비 0.7% 상승한 6조5663억원을 기록했다. KT는 "4분기 무선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멤버십 포인트 사용액을 매출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전년 대비 0.3%, 3분기 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기존 방식으로 산정한 4분기 ARPU는 전년 대비 2.1%, 3분기 대비 0.6%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유선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4조6971억원이다. 초고속 인터넷 매출은 5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미디어·콘텐트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3.5% 늘어난 2조74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사업 매출은 BC카드 국내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윤경근 KT CFO는 "지난해 KT는 5G와 기가인터넷 등 차세대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핵심 사업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했다"면서 "향후 5G와 AI 기반 서비스를 적극 발굴하고 수익성을 더욱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