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노숙인 임시보호소인 '꿈터' 앞에서 만난 노숙인 A씨(36)는 끼니는 어떻게 해결했냐고 묻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불과 1주일 전까지 근처 노숙인 무료급식소 '정나눔터'에서 식사를 해왔다. 2014년 수원역 광장에 마련된 정나눔터는 매주 월~토요일 아침·저녁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급식을 진행해 왔지만 지난달 30일부터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방지 차원이다. 이날 해당 시설 입구에는 '신종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부득이하게 단체급식을 중단하오니 양해 바란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신종코로나에 문 닫는 무료급식소들
전국 26개 지점에서 독거노인에게 주 3회 무료급식을 제공해온 '전국천사무료급식소'는 지난 4일부터 당분간 전국 무료 급식소 운영을 중단했다. 해당 급식소를 이용하는 독거노인만 한 달 평균 26만 명(중복 포함)으로 단체는 추산하고 있다. 이현미 기획팀장은 "신종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된 상황이 안타깝다"며 "겨울이라 날씨도 추운데 어르신들이 어디 가서 식사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기약 없이 문을 닫게 된 상황이라 마지막 날 아쉬움을 나타낸 어르신들이 많았다. '언제 볼지도 모르는데'라고 말하며 악수하고 가는 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자원봉사자 발길도 줄어
2013년부터 청년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진행해온 서울 성복중앙교회가 그런 경우다. 이곳은 하루 약 80여명에게 무료 급식을 한다. "1학기에 만나자"며 교회 밖에 현수막을 걸어둔 이 교회는 지난해 12월20일 겨울방학을 맞아 무료급식을 중단했지만 오는 24일 무료급식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 사태를 맞아 무료급식 중단 관련 논의를 내부에서 이어가고 있다. 교회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끝나야 현수막도 달고 급식소도 운영할 것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채혜선·박현주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