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5일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모듈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모듈 공장은 현대차와 연동돼 있어 현대차가 휴업하는 날짜에 맞춰 중단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예정된 휴업 기간은 오는 11일까지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중국에서 들여오는 와이어링 하니스(차량 배선 뭉치) 공급이 끊긴 게 이유다. 이날 오전 르노삼성도 휴업을 밝혔다. 금호타이어도 8~9일 주말 이틀간 광주· 평택·곡성 공장을 가동하지 않는다. 중국산 부품 공급 중단→국내 완성차업체 셧다운→다른 부품회사 가동 중단으로 이어지는 연쇄 타격이 현실이 된 셈이다.
성우하이텍 등 6일부터 조업 중단
1주일 문닫으면 부품업 1.4조 손실
규모 작은 2·3차업체들 더 큰 타격
영업익 하락세에 악재 하나 더 늘어
울산·창원·경주·아산 등 현대·기아차 협력업체가 몰려 있는 곳의 상황도 비슷하다. 자동차 산업은 3만여 개 부품 중 하나라도 없으면 차를 만들지 못한다. 생산라인은 여러 개의 공정을 거치는데, 공정 중 하나라도 멈추면 전체 공정이 멈춰서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와 1·2·3차 납품업체는 ‘JIT(Just In Time, 적기생산방식)’라는 운명 공동체로 묶여 있다. 적기 생산방식이란 꼭 필요한 부품만 제때 납품하는 방식으로, 원가 절감을 위해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은 부품에 대해 적용하고 있다.
오대식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본부 경영지원팀장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상당수 부품업체가 7일부터 휴무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종윤 부산상공회의소 조사연구본부 조사역은 “재고를 감당할 수 있는 1차 벤더보다 규모가 작은 2·3차 납품업체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차 벤더에 이은 2·3차 협력업체는 그보다 더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영업이익률은 매년 계속 감소했다. 300인 이상 480여 개 업체의 2018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3%로 2011년(5.7%)보다 2.7%포인트 감소했다. 규모가 영세한 300인 이하 기업은 같은 2011년 4.1%에서 2018년 1%로 악화했다. 100원어치를 팔면 예전에는 4원 이상을 남겼지만, 이제는 1원 정도밖에 못 번다는 얘기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