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미국의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게재된 해당 논문은 신종 코로나(2019-CoV) 감염에 관한 첫 사례 보고다.
의학학술지 ‘NEJM’에 치료 논문
35세 남성 우한 방문 뒤 감기 증세
확진 이틀 뒤 39도, 5일째 폐렴
증상 약할 때도 다량의 바이러스
8일째 들어서 상태 급격히 좋아져
병원 측은 지난달 20일 확진 판정 후 격리 치료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나타나 오랫동안 지속된 증상은 마른기침과 피로다. 입원 당시엔 체온이 37.2도로 그다지 높지 않았고, 2~4일 정도 지속된 울렁거림과 구토 때문에 약간의 탈수 증상이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입원 2일째부터 7일째까지 종종 39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했고 의료진은 해열제와 기침약, 수액 등을 투여했다. 이 환자도 폐렴까지 진행됐다. 5일째부터 폐렴 증세 및 X선 소견(정상보다 조금 더 염증이 있는 것처럼 찍혔다는 의미)이 있었고,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콧줄로 산소를 공급받았다. 의료진은 항생제를 썼지만 6일째에 상태가 더 나빠지자 7일째부터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쓰이는 렘데시비르(remdesivir)를 쓰기 시작했다. 8일째에 환자 상태는 급격히 좋아졌고 곧이어 마른기침과 콧물을 빼고는 완벽한 컨디션을 회복했다. 그는 퇴원 후 자가 격리 중이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증상 발생 9일(입원 5일)째부터 폐렴이 생기는 패턴은 중국 사례들과도 일치한다”며 “렘데시비르를 신종 코로나에 쓰는 게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기적으로 환자의 목·코·혈액·변에서 검출한 바이러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019-CoV)와 아주 미세한 차이만 있을 뿐 거의 똑같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았던 입원 4일째 검사에서도 목과 코에서 모두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는데 연구진은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전파력이 강할 수 있다는 증거”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연구진은 “이 환자는 약한 감기 정도의 증상밖에 없었다. 원래 각종 바이러스가 많은 겨울에는 초반에 신종 코로나 감염을 제대로 가려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대목은 환자가 직접 CDC 경고를 보고 병원을 찾아왔다는 점과 병원 측이 우한 방문 이력을 보고 격리 후 진단 및 입원시켰다는 점”이라며 “우한 방문 여부나 주변 사람 접촉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