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 꿈꾸는 10대 선수들
여, 아빠에 이어 올림픽메달 노려
안, 지난 한 해 5개 국제대회 우승
신, 올림픽예선 활약 16세 에이스
올림픽 메달은 절대 쉽지 않다. 여서정은 지난해 10월 세계선수권대회 도마에서 8위를 했다. 야심 차게 준비한 난도 6.2점의 신기술 ‘여서정(도마를 짚은 뒤 공중에서 2바퀴 비틀기)’을 시도했는데, 착지하다 주저앉았다. 그는 요즘 진천선수촌에서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그는 “훈련이 힘들지만, 매일 버티고 있다. 올림픽에서 후회 없는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19년 안세영은 세계 배드민턴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5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세계 랭킹이 99위에서 9위로 수직 상승했다. 신인상도 받았다. 한국 선수가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성한국 전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안세영은 남자처럼 파워 넘치는 플레이를 한다. 기존 여자 선수에게선 볼 수 없는 스타일이라 국제무대에서도 통한다”고 평가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에,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노메달에 그쳤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이번 올림픽에서 안세영에게 큰 기대를 건다. 생애 처음 쏟아지는 관심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눈치다. 안재창 대표팀 감독이 “큰 선수가 되려면 이런 분위기를 이겨야 한다”고 다독인다. 안세영은 지난달 26일 태국 마스터스에서 준우승했다. 부담감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한국을 빛내려면 더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새 키 1m68㎝로 자란 신유빈은 한국 탁구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지난해 역대 최연소(14세 11개월 16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체격이 좋은 데다 각종 기술이 성인 선수에 뒤지지 않는다. 포핸드 드라이브 등 공격이 위력적이다. 그는 지난달 도쿄올림픽 단체전 세계예선에서 실력을 활짝 뽐냈다. 한 팀만 올림픽 본선행 막차를 탈 수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와 이른바 ‘단두대 매치’를 벌였다. 그는 최효주와 짝을 이룬 1복식에서 프랑스의 스테파니 뢰이에트-지아난 유난 조에 3-1 역전승했다. 이어 4단식에 출전해 마리 미고를 3-0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그렇게 도쿄행을 확정했다.
신유빈은 탁구에 전념하기 위해 고교 진학 대신 실업팀 입단을 결정했다. 일찌감치 탁구에 인생을 걸었어도 탁구 채를 놓으면 그 나이 때의 소녀다. 그룹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그는 ‘올림픽에서 잘하면 방탄소년단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 설레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