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보건소 선별 진료실 앞에는 “중국에 다녀오신 분만 선별 진료 대상입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크게 붙어 있었다. 일본에서 귀국한 중국인이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진료 대상은 중국 입국자에게 한정돼 있다는 뜻이다. 선별 진료소 안엔 상주 인력 없이 ‘전화하라’는 안내문만 붙어 있었다.
선별진료소 11곳 운영 천차만별
텐트로 만든 대기실엔 자물쇠
보건소 전화하니 “인근 병원 가라”
매일 진료 텐트 상주하는 곳도
상담자 돌아가면 바로 소독 조치
한 선별 진료소에서는 한 중년 여성이 진료 도중 딸을 데리고 나와 주차장 한쪽으로 향한 뒤 소변을 보도록 하는 일도 있었다. 신종 코로나는 소변을 통한 감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 여성을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에 반해 24시간 대비 체제를 갖추고 제대로 운영하는 곳들도 있었다. 서대문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엔 이영준 보건소장과 간호사, 행정직원 등 3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진료실과 환자 대기실로 구분해 놓고, 진료실엔 음압시설과 난방시설을 갖춰놓고 있었다. 이 소장은 “지난달 20일부터 선별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연휴에도 쉬지 않고 매일 진료 텐트를 지키고 있다”며 “하루에 20명 정도가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은평구보건소도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의사와 간호사, 검사 요원과 행정직원, 운전기사 등 5명이 진료소 텐트를 지키면서 1명씩 돌아가면서 근무한다. 다만 추위 때문에 오후 6시 이후부터는 보건소 건물 내부에서 진료 대기를 한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선별 진료소는 신종 코로나 의심 환자와 일반 환자를 분리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라며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의료진이 상주하지 못한다면 환자에게 이를 알릴 수 있는 인터폰 등 장치라도 만들어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288개인 선별진료소를 532개로 늘릴 계획이다.
김현예·김민중·김준영·이병준 기자 hy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