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외상센터장 사임원 제출, 교수직 유지…5일부터 출근

중앙일보

입력 2020.01.31 10:17

수정 2020.01.3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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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측과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 운영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외상센터장 보직 사임원을 제출했다.
31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 29일 전자 결재 방식으로 보직 사임원을 제출했다. 현재 센터장으로 있는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내용이다.
당초 이 교수는 내달 첫 출근에서 공식적으로 보직 사임원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빨리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교수. [중앙포토]

이국종 사임원 수리되면 교수 직함만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이 교수가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전자 결제 방식으로 보직 사임원을 제출했다"며 "보직 사임원이 수리되면 이 교수는 아주대병원 교수 직함만 가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주대병원은 이 교수가 제출한 보직 사임원을 아직 수리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이 교수는 그동안 아주대병원 측과 외상센터 병상·인력과 닥터헬기 소음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어왔다.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이 교수에게 욕설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시민단체가 유 의료원장을 모욕과 업무방해·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한 데 따라 내사에 나선 상태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 교수는 앞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외상센터장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이 교수는 "다른 일을 찾던가, 평교수로 남든지 보직을 다 내려놓을 것"이라며 "몇 년 전부터 고민해 온 것이다. 병원과 코드가 맞는 사람이 복지부와 (외상센터를) 끌고 가면 된다"고 말했었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모습. 오종택 기자

이 교수가 외상센터장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외상센터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상센터 설립과 닥터헬기 도입 등에 이 교수가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도 닥터헬기의 경우 탑승할 의료진 인력 부족 등으로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이 교수, 3·4일에도 휴가

병원과의 갈등에 이 교수는 지난달 15일 미국 샌디에이고에 기항한 해군 순항훈련전단에 합류했다. 지난 15일 귀국했지만, 병원에는 다음 달 3일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그러나 이 교수는 3일과 4일에도 휴가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외상센터 측에서 이 교수가 3, 4일도 휴가를 냈다고 알려와 5일 출근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임원 수리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