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4조8129억원, 영업손실 1479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4분기 실적은 증권사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한 수치로 분기 영업손실은 현대제철의 모태인 인천제철 시절을 포함한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2019년 매출은 20조5126억원, 영업이익은 3313억원으로 2018년보다 각각 1.3%, 67.7% 감소했다.
중국 철강 증산, 글로벌 수요 부진
작년 4분기 영업손실 1479억원
곧 나올 포스코 실적도 감소 유력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의 부진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을 비롯해 철강이 쓰이는 자동차·조선·건설 경기 침체, 중국의 조강 증산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 과잉, 철광석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 발레 댐 사고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영환경 악화 등이다.
현대제철도 이런 흐름에 맞춰 기존 자동차용 강판보다는 특수강에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 특수강 생산량을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자동차용은 42만t에서 52만t으로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철강업체의 영업이익 급감은 원자재 가격을 제품에 반영하지 못한 데서 비롯했다. 자동차·조선 등의 실적 부진 탓에 이들 기업에 납품하는 강판·후판 가격을 올릴 수가 없었다. 가격 인상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공급 측면에서 중국의 공급 과잉 후폭풍이 한국 철강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라는 안정적인 수요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포스코는 글로벌 제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글로벌 환경에 따라 실적 개선 요소는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