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최근 서울 중랑구 자신의 선거사무실 옥상에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각각 대형 현수막으로 만들어 내걸었다. 서 의원은 2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총리의 안정감을 유권자들이 좋아하시기 때문이고 선거운동을 도와주신 인연도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2002년 민주당 전신인 새천년민주당 여성국 부국장으로 있을 때부터 당시 당 대변인으로 있던 이 전 총리와 인연을 이어왔다.
“이낙연=호남 표심”
총선에서 특히 호남 표심 공략에 도움이 될 거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 전 총리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전남 영광 출신인 이 전 총리와 둘이 함께 있는 사진 한 장만으로도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호감을 얻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16일 실시된 한국갤럽의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에선 이 전 총리가 24%로 1위였고, 이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9%),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4%), 이재명 경기지사(3%), 박원순 서울시장·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2%) 순이었다. 호남에서 이 전 총리 지지율은 46%로 두드러졌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근 민주당에 입당한 뒤 지난 22일 교육연수장에서 이 전 총리와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손금주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호남 대권 주자다 보니 유권자들의 기대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호남은 유력 대권 주자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투표'를 하는 지역이니까 총선에서 이 전 총리와 가까운 후보에게 표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인구가 많은 수도권 일부 지역구에서도 이 전 총리와의 인연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민주당 출마자들이 나오고 있다. 경기 용인갑 지역에 출마하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이 전 총리를 예비후보 후원회장으로 위촉하면서 “이 전 총리를 후원회장으로 모시겠다고 일찌감치 러브콜을 보냈다”고 했다.
알고 보면, 경선 험지?
6선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최근 이 전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저와 이 전 총리는 대학(서울대) 동창”이라고 썼다. 이 의원은 지역구 경기 안양동안갑에서 현역 비례대표인 권미혁 의원의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이 전 총리에게 지원 유세도 부탁드려놨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후보자의 정책 비전이나 지역 공약 등 경쟁력을 내세우기보다 유력 인사와의 친분을 앞세운 마케팅 방식에 대한 비판이 없지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4년간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고 지역표밭을 잘 다졌다면 굳이 유명 인사를 모실 필요도 없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한 문재인 마케팅에 대한 당내 반감도 있듯이 특정 인사를 활용한 선거 마케팅이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