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공포가 국내외 금융시장을 뒤덮었다. 확진자 발생 지역이 아시아를 넘어시 북미(미국·캐나다), 유럽(프랑스·독일)로 확대되면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이다.
개인, 유가증권시장 6686억원 순매수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9.41포인트(3.09%) 내린 2176.72로 마감했다. 설 연휴로 5일 만에 문을 연 코스피시장은 개장과 동시에 2200선을 내줬다. 이후 낙폭을 키워 결국 2180선마저 무너졌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은 5247억원과 1924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데 비해 개인은 668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0.87포인트(3.04%) 급락한 664.70으로 종료했다.
미국·유럽·일본 증시 동반 하락
같은 날 유럽 증시의 주요 지수 낙폭은 더 컸다. 영국 런던 FTSE100지수는 2.29%,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지수는 2.74% 급락했다. 27일 2% 넘게 떨어졌던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28일에도 0.55% 추가 하락했다. 중국, 홍콩, 대만 증시는 춘제 연휴로 휴장 중이다.
달러·금값은 뛰었다
안전 자산으로 손꼽히는 금값은 올랐다. 27일(현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4%(5.50달러) 오른 1577.4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13년 4월 이후 약 6년여만의 최고 수준으로 장중 한때 1588.4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제유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9%(1.05달러) 미끄러진 배럴당 53.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15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중국 내 감염자수 언제 꺾이냐가 관건"
관건은 우한폐렴에 대한 공포감이 얼마나 빨리 진정되느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국 내 감염자 수가 언제 정점을 찍을 것인가에 달려있다"며 "춘제 연휴를 고비로 감염속도가 진정된다면 금융시장은 빠르게 회복되겠지만, 연휴 이후에도 감염자수가 빠르게 증가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상당 기간 동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