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로 상향 조정한 가운데 28일 오전 대구지역 일부 초등학교가 개학하면서 등굣길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교하고 있다.[뉴스1]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오모(36)씨는 “확진자가 서울 강남 일대를 활보하고 다녔다는데 너무 정보가 없다”며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지 않고 일단 하루는 집에서 데리고 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모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고민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우한에 다녀온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다는데 며칠간은 등교시키지 않고 추이를 지켜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유치원과 학교는 아직 방학 중인 곳이 많지만 종일반을 이용하거나 방학중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신청해 등교해야 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또 28일에 일찍 개학한 학교도 있고 대부분 학교가 이번주 중 개학을 앞두고 있어 학교 현장의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015년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되자 전국적으로 학교들이 휴업에 들어간 바 있다.[중앙포토]
학부모 안내 제대로 못 한 교육당국
하지만 안내 내용을 보면 서울시교육청은 ‘우한시에서 귀국한 경우’라고 했지만, 교육부는 ‘후베이성에서 귀국한 경우’라고 범위를 더 넓게 잡아 혼선을 빚기도 했다. 결국 하루가 지난 28일 오전에서야 서울시교육청은 자가격리 범위를 교육부와 마찬가지로 ‘후베이성에서 귀국한 경우’로 정정했다.
학교는 학부모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안내문을 보내야 하지만 설 연휴 기간이었던 27일 오후 늦게 안내가 나온 탓에 일부 지역에서는 제대로 공지가 되지 않기도 했다.
서울 강동구 초등학교 학부모인 박모(46)씨는 28일 학교가 개학했음에도 아이를 등교시키지 않았다. 그는 “학교에서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는 “마침 휴가 중이라 집에서 아이를 돌볼 시간이 있어서 보내지 않을 수 있었다”며 “맞벌이라서 만약 휴가가 아니었다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등교시켜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한 폐렴에 대한 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학부모 반응.
맞벌이 가정 "별수 없이 등교"
교육부는 28일 오전 차관 주재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한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오전 “우한 다녀온 경우를 넘어 중국에 다녀온 학생, 교직원까지 (자가격리를) 확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굉장히 위중한 상태가 돼 개학 연기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