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대표 측은 회동 후 보도자료를 내고 손 대표에게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비대위 전환 ▶전 당원 투표에 의한 조기 전당대회 및 새 지도부 선출 ▶손 대표에 대한 당원의 재신임 투표 실시다. 셋 중 하나를 고르라는 뜻이다. 안 전 대표 측은 “비대위원장을 안 전 대표에게 맡기거나, 전 당원 투표에 부쳐 당원들이 직접 (새 대표를) 결정하거나, 손 대표가 재신임을 받으면 현 지도체제에 대한 이의 제기가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귀국 후 첫 회동, 오늘까지 답 요구
손 “검토해 보겠다”했지만 부정적
안, 오늘 바른미래당 17명과 오찬
이번 회동은 안 전 대표 측이 설날인 25일 손 대표에게 제안해 성사됐다. 손 대표는 비공개 대화 전 공개 발언에서 “안 전 대표가 실용·중도 정당에 대해 말했는데,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이 중도개혁 실용 정당”이라며 “한편으론 걱정도 했는데 (안 전 대표가) 보수 통합에 ‘안 가겠다’는 말을 확실히 해서 안심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발언 말미에 안 전 대표의 오른손을 덥석 잡기도 했다. 하지만 “저는 기대가 아주 크다”는 말을 하면서 “대선이다, 서울시장 선거다 해서 안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면이 있지만”이라는 뼈 있는 표현을 담았다.
손 대표는 약 5분간 발언했지만 안 전 대표는 채 1분도 안 돼 공개 발언을 마쳤다. 그는 “어려움에 처해 있는 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대화하겠다”며 당이 위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비공개 대화에서 두 사람은 손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이견을 말끔히 정리하지 못했다.
앞서 안 전 대표 측 의원들은 손 대표에게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했으나 손 대표는 “안 전 대표에게 전권을 주겠다”면서도 거절 의사를 밝혔다. 다만 안 전 대표가 답을 달라고 요구한 바른미래당 의원 오찬까진 짧지만 손 대표가 ‘검토’할 시간이 남았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