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서울 출생인데···충남 느닷없이 "공주 출신" 현수막 왜

중앙일보

입력 2020.01.23 05:00

수정 2020.01.2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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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남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연고지 논란이 불거졌다. 자유한국당 정진석(공주·부여·청양) 의원이 플래카드를 부착한 게 계기가 됐다.
 
정 의원은 지난 14일 충남 공주시 웅진동 고마센터에서 의정보고회를 하며 주변에 ‘공주 출신 윤석열 손발 자른 검찰 대학살, 국민은 분노한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윤 총장의 부친인 윤기중 전 연세대 교수가 과거 충남 공주와 논산에서 살았다”며 “논산시 노성면과 인접한 공주시 탄천면 일대는 파평 윤씨 집성촌이며, 지금도 윤씨 집안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석 의원, "공주 출신 윤석열" 플래카드 부착
윤석열 총장 부친과 조부, 충남 논산·공주 거주
파평 윤씨 문중, "논산과 공주 일대는 집성촌"
윤 총장, 갤럽 차기 대권주자 조사서 1% 응답

정 의원은 “윤석열 총장 집안의 뿌리는 충남이라는 게 의미가 있는 것 같아 플래카드를 건 것”이라며 “윤 총장이 공주와 논산에 연고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고 덧붙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관계자는 “정진석 의원이 윤석열 총장이 공주 출신이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걸어 의아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공주시내에 걸린 프래카드. 프리랜서 김성태

 
윤 총장의 부친과 조부가 논산·공주 출신이어서 윤 총장도 충청 인물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윤 총장 등 파평 윤씨는 동북 9성을 쌓아 거란군을 몰아내고 고려를 구한 윤관 장군의 후손이다. 충남 논산과 공주지역 파평 윤씨 인물로는 조선 후기 유학자 윤증(1629 ~ 1714) 을 비롯해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윤석금 웅진그룹회장 등이 있다. 
파평 윤씨 대종회 윤태일(83) 사무총장은 “윤 총장의 부친과 조부 등의 고향은 충남”이라며 “요즘 문중의 대표 인물인 윤 총장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안타깝고 화가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총장이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 등장했다. 한국갤럽이 최근 발표한 1월 셋째 주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결과에서 윤 총장은 1%의 응답을 얻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2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9%,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4%, 이재명 경기도지사 3% 등 차기 대선주자들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박원순 서울시장,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2%의 응답을 얻었다. 


윤 총장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나란히 1%를 기록했다. 윤 총장이 현재 공직자인데도 1%의 응답을 얻어 대선주자로 꼽혀왔던 정치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이다. 윤 총장은 한 주 전인 1월 2주(7~9일) 조사에서도 1%의 응답을 얻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윤석열 검찰 총장이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한국갤럽은 "지난해까지는 예비조사를 통해 선정된 후보를 대상으로 지지도를 조사했지만, 올해 들어선 자유 응답 방식으로 변경했다"며 "그 결과 '차기 주자 조사' 때 자신의 이름을 빼 달라고 했던 유시민 이사장은 물론이고 윤석열 총장, 조국 전 장관 등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은 "응답자에게 차기 대통령 후보 예시를 제시한 뒤 '누구를 택하겠냐'하는 객관식이 아니라 응답자들이 직접 주관식으로 써내는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윤 총장의 이름이 새롭게 등장하게 됐다"고 했다. 때문에 윤 총장 측이 이름을 빼달라고 해도 제외할 수 없었다는 게 한국갤럽의 설명이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윤 총장 측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렇게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응답자가 이름을 자유롭게 말하는 방식으로 차기 대권후보 지지도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공주=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