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분당으로 가는 곤지암 나들목 인근의 3차선 도로는 보통 1시간 이상이 걸리는 정체 지점이라고 한다. 그런데 A씨 부부는 분당에 있는 여성병원까지 약 20㎞를 15분 만에 도착했다. 순찰차는 사이렌을 울리고 경광봉으로 안내하며 뒤따라오는 A씨 부부 차량이 달릴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A씨는 2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건 당일 오전 9시쯤 아내의 양수가 샌다는 진단을 받아 분당 소재 여성병원을 가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산을 앞서 경험한 적 있어 A씨 마음은 더 불안했다.
그는 도로가 막히자 다급한 마음에 112에 전화해 상황을 전했다. “와이프가 임신 12주차입니다. 하복부 통증과 하혈이 있습니다. 분당에 있는 병원으로 가는데 순찰차로 에스코트할 수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A씨와 곤지암 톨게이트에서 만나게 된 순찰차는 A씨 부부가 탄 차량을 에스코트했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3차선 꽉 막힌 도로를 순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길을 뚫어 줬고, 그 뒤를 바짝 붙어 따라갔다”며 “영화나 TV에서만 보던 ‘모세의 기적’을 직접 겪고 있다는 생각에 도로 위에 있는 모든 운전자분에게 죄송하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도와준 경찰관에게도 감사를 나타냈다. A씨는 “경찰 도움이 아니었다면 병원으로 가는 데 1시간 넘게 걸렸을 것이다. 정체가 심한 구간”이라며 “경찰관도 위험한 상황이었을 텐데 경광봉으로 지시해주며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안내해줬다. 덕분에 무사히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여러 검사를 받기 위해 입원했던 B씨는 현재 퇴원한 상태라고 한다. A씨는 이 같은 사연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리기도 했다.
A씨 부부를 도운 정수선 경기 광주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위는 “당시 시민들이 많이 협조해준 덕분에 업무를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며 “어느 경찰관이라도 그렇게 했을 텐데 관심을 받게 돼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