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육과 4학년 임수민(22)씨와 6명의 학생들은 ‘오리와 병아리의 우정여행’을 무대에 올렸다. 오리가 이사간 친구 병아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성의 중요함을 배운다는 줄거리다.
부활하는 국립대 ②
교대생들 수학·미술 재능 기부
“교육 격차 해소는 국립대 책무”
서울과기대 저소득층 과학캠프
부산대는 장애인 합창·공예교육
춘천교대 인형극 캠프는 9일 대구에서 열린 제2회 국립대학 육성사업 성과포럼에서 발표된 우수 사례 중 하나다. 교육부는 국립대의 공공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년 1500억원 규모의 육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39개 국립대가 참여한 국립대학육성사업발전협의회는 ‘고등교육 기회 보장’을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이날 국립대학 육성사업 성과포럼에서도 계층 사다리를 복원하고 지역·계층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려는 우수 사례가 공유됐다.
전국 10곳의 교육대학은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예비교사인 재학생의 재능 기부를 장려하고 있다. 진주교대는 재학생 봉사 활동으로 경남도교육청의 수학체험 캠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진주남가람수학축제에선 ‘스트링 아트(String Art)로 살아난 논개의 노리개’란 체험 공간을 운영했다. 끈 공예의 수학 원리로 학생의 호기심을 높이고 예비교사에겐 교수법을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경인교대는 학교 공간을 활용해 미술과 삶을 연결하는 전시와 교육을 제공한다. 지난해 5·6월 인천조각가협회 작가들의 작품 25점을 전시하고 시각장애 학생을 위한 ‘터치 투어’ 등을 운영했다.
전주교대는 지난해 10·11월 국립무형유산원과 함께 전통춤·공예 등 무형문화재 이수자에게 청소년과 성인을 가르칠 때 필요한 교수법과 멀티미디어 활용법을 가르쳤다. 최병연 전주교대 기획실장은 “무형유산 전수자의 교육 역량을 높여 학생·시민이 전통예술에 한층 다가갈 수 있게 돕는 한편, 전수자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려 했다”고 말했다.
특성화 역량을 활용하는 국립대도 늘고 있다. 서울과학기술대는 지난해 8월에 이어 이달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저소득층 자녀 등을 위한 체험수업을 진행 중이다. 태양광 거북 로봇, 전기 회로 등대를 만들며 과학 원리를 배우고, 실크스크린으로 에코백을 만드는 미술 활동을 한다.
부산대는 발달장애인에게 예술교육을 제공하는 2년제 비학위 과정인 ‘PNU 꿈나래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강영심 평생교육원장은 “고립된 생활을 하기 쉬운 발달장애인의 자존감을 높이고 직업인으로 키우기 위해 연극·합창·공예·미술 등 예술활동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손재주가 좋은 심승보(28)씨는 지난해 장애인미술대전에서 공예부문 특선을 수상했고, 성악에 소질 있는 김지현(24)씨는 평창장애인음악회 무대에 섰다.
경기도 평택의 복지특성대학인 한국복지대는 지역 청소년과 지자체 공무원에게 ‘유니버설디자인’ 체험을 제공한다.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등의 체험학습으로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공공시설물의 디자인을 개선하도록 돕는다.
고석현·천인성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