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명절 증후군’이다. 명절 기간 오랜만에 만난 친인척들이 늘어놓는 잔소리와 차례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다양한 신체 증상을 유발하는 것이다.
G마켓 기혼남녀 545명 설문조사
“배우자에 연휴 직전 선물” 64%
“선물 주겠다” 60대 이상 가장 많아
하지만 이미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난 이후 위로한다는 점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이기 일쑤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설·추석을 전후로 10일간 하루 평균 이혼 건수는 일평균 이혼 건수보다 2배 이상 증가한다(138.8%).
올해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이커머스·e-commerce) G마켓이 19일 545명의 기혼 남녀를 대상으로 설날 선물 계획을 조사한 결과, 설 연휴를 전후해 배우자에게 선물할 계획을 가진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76%를 차지했다. 성인 4명 중 3명은 명절에 고생한 배우자를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명절이 끝난 직후에 노고를 보상하는 차원에서 선물을 주곤 했던 게 올해는 명절 직전에 배우자에게 미리 선물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서 “설 선물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남성은 77%, 여성의 75%가 “있다”고 응답했지만, “없다”는 응답은 남성 23%, 여성 25%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남성 280명, 여성 26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30대 부부 63% … 20대는 40%만 선물
배우자에게 설 선물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연령이 많을수록 높아졌다. 20대(40%)는 배우자에게 굳이 선물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지만 배우자 눈치를 보기 시작하는 30대부턴 상황이 역전된다(63%). 40대(82%)·50대(90%)는 십중팔구 배우자를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
명절 전후로 배우자에게 선물을 주는 이유에 관해 묻자 응답자의 72%는 ‘고생한 배우자에게 주는 고마움의 표시’라고 응답했다. 소수 의견으로 ‘잔소리·짜증 방지책으로 선물을 준비했다’는 사람도 있었다(3%).
여성들 결혼 만족도 10점 만점에 6점대
한편 여성의 결혼생활 만족도를 점수로 매겼더니 10점 만점에 평균 6점대로 절반을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이날 공개한 ‘2019년 여성가족패널조사’ 결과다. 정부가 2007년부터 전국 약 1만 가구의 만 19~64세 여성을 표본으로 삼아 생활·의식 변화 등을 2년에 한 번씩 묻는 조사다.
비취업 여성의 결혼 만족도는 6.82점으로 취업 여성(6.78점)보다 소폭 높았다. 교육수준별로 보면 전문대졸 이상(7.17점)이 만족 정도가 가장 높았다.
가사는 여전히 여성의 몫인 것으로 조사됐다. 평일 집안일을 위해 여성이 쓰는 시간은 평균 약 2시간30분인 반면, 남성은 20분이 채 안 됐다.
식사·요리 준비, 설거지, 세탁, 시장보기·쇼핑, 집안 청소 등으로 가사노동을 세분화한 뒤 수행 빈도를 ▶거의 매번 ▶일주일에 4~5일 ▶일주일에 2~3일 ▶일주일에 1일 ▶그보다 드물게 ▶전혀 하지 않는다 등으로 나눴을 때 아내가 ‘거의 매번’ 자신이 한다고 꼽은 것은 식사·요리 준비(87.5%), 설거지(85.7%), 집 안 청소(52.0%) 등이었다. 남편은 모든 가사노동에서 ‘전혀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왔다.
가사를 하는 물리적 시간을 따져봤을 때도 이런 차이가 명확했다. 아내가 가사에 쓰는 시간은 평일 148.09분으로 약 2시간30분이었지만 남편은 17.91분에 그쳤다. 8.3배 차이다. 주말에도 다르지 않았다. 토요일(140.77분)과 일요일(136.31분)에 아내의 가사 시간은 평일보다 소폭 줄지만 여전히 남편(26.03분, 34.72분)보다 각 5.4배, 3.9배가량 많았다.
문희철·황수연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