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9~20시즌 프로농구 올스타전 1쿼터. 상대 팀 선수인 친형 허웅(27·원주 DB)을 막던 허훈(25·부산 KT)이 심판의 파울 선언에 소리쳤다.
프로농구 올스타전 팀 허훈 승리
3점슛 콘테스트는 허웅이 앞서
조커 분장, 깜짝 심판 등 볼거리
좌석 매진, 입석 등 9704명 입장
경기에선 ‘팀 허훈’이’이 ‘팀 김시래’에 123-1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최고 관심사는 ‘농구 대통령’ 허재의 두 아들, 허웅-훈의 형제대결이었다. 올스타 팬 투표 1위 허훈과 2위 김시래(31·LG)는 2일 12명씩 자기 팀을 뽑았다. ‘팀 허훈’ 주장 허훈은 허웅을 뽑지 않았다. ‘팀 김시래’ 주장 김시래가 허재의 추천으로 허웅을 뽑았다. 그렇게 해서 허재의 두 아들은 맞대결 상대로 만나게 됐다.
올스타전을 앞두고부터 허훈은 “형은 베스트 5가 아니라 식스맨 정도”라고, 허웅은 “훈이가 날 안 뽑은 걸 후회하게 하겠다”고 신경전을 펼쳤다.
경기에서도 난형난제였다. 형제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지난 시즌 두 차례 만남에서 허웅이 더 잘했다. 이날 올스타전에서는 허웅 15점, 허훈이 14점을 기록했다. 최종 결과에서 ‘팀 허훈’이 이겨 결국 형제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최우수선수(MVP)는 31득점의 김종규(29·DB)에게 돌아갔다.
1쿼터 막판에는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가운데 형제가 일대일 대결을 펼쳤다. 다른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허웅이 골밑슛을 넣고 포효했다. 허훈은 일대일 공격으로 맞섰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형제는 서로를 대인 방어했고, 1쿼터에만 서로 파울 2개씩을 했다.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형이 웃었다. 허훈은 예선에서 10명 중 공동 8위(7점)에 그쳐 탈락했다. 허웅은 예선 1위(18점)로 4강에 올랐다. 허웅은 4강에서 재대결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맥컬러(KGC인삼공사)에 졌다. 그래도 동생보다 3점슛 만큼은 한 수 위였다.
인천에서 처음 열린 올스타전 입장권은 일찌감치 7800석이 매진됐다. 입석 1904석을 추가 판매했다. 이날 9704명의 관중 수는 인천 역대 최다관중(9094명) 신기록이다.
올스타전 콘셉트는 ‘팬들과 소통’이었다. 허훈과 김시래는 마이크를 차고 경기를 뛰며 TV 시청자에게 현장감을 전달했다. 올스타에는 10개 팀 선수가 모두 출동했는데, 이는 사상 처음이다. 감독 자유투 대결에서는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 등 3명이 공동우승했다.
인천=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