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탄소 마이너스’를 선언했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수준이 아니라, 기존에 배출한 탄소까지 없애겠다는 의미다. 4개월 전 아마존은 ‘2040년 탄소 제로(0)’를 선언했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IT 거대 기업들이 '기후 변화' 주도권을 놓고 격돌했다”고 보도했다.
탄소 배출, 아마존 "0" vs MS "난 -"
MS 사장 브래드 스미스는 이를 “기후 문샷(moonshot)”이라고 했다. 문샷은 혁신을 위한 발칙한 상상을 의미한다. ‘문샷 씽킹’은 구글의 주된 문화였다. 이를 기후변화 대응에서 MS가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는 “2040까지 탄소 제로”를 선언했다. 전기 자동차를 10만 대 사서 '탄소 제로' 유통을 이뤄보겠다는 것이다.
MS의 기존 목표는 ‘2023년까지 70%를 재생에너지로 구동하는 것’이었다. 이미 100% 재생에너지로 자사 시설을 운용하는 구글·애플에 비하면 다소 소극적이었다. 그런데 이번 발표로 MS는 IT 기업 중 기후 변화 대응에 가장 앞서가게 됐다.
노사관계 때문?
지난해 5월 열린 아마존 주주총회에서는 1000명 이상의 직원이 서명한 ‘기후변화 대책 마련’ 요구 서한이 제출됐다.
지난 9월 뉴욕에서 유엔(UN) 기후행동 정상회의가 열리자, MSㆍ아마존ㆍ구글 등 IT 기업 직원 수천 명이 ‘기후 파업’을 벌였다. 정부과 기업이 대책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구글 직원 1100명이 회사에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03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화석연료 사용 계약 금지 ▶기후변화 를 부정하는 정치인ㆍ연구소 후원 중단 등의 내용을 담았다.
대선 주자들도 관심
지난 2일 '기후 정의를 위한 아마존 직원' 소속 직원 중 2명이 사측으로부터 해고 위협을 받았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가 나오자,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차례로 공개 발언을 했다.
워런 의원은 자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해당 기사를 올리며 “기후 변화를 위해 싸우는 그 누구도 직장을 잃을까 우려해선 안 된다”고 했고, 샌더스 의원은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리며 “나는 이 직원들 편”이라고 했다.
석유기업과도 관계 끊어!
기후변화대응을 촉구하는 직원들은 석유산업과의 연계를 끊을 것을 요구한다. 회사로서는 특정 사업 영역을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기후변화를 위한 아마존 직원’ 모임은 17일 MS의 '탄소 마이너스' 정책 발표 후 “아마존과 같이, MS 경영진도 석유기업과 거래를 그만둘 의지가 없다”며 “지구에서 더 빠르고 싸게 화석연료를 파내는 것은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