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낙관적 경제 평가…성장 제약→조정 국면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수출과 건설투자의 조정 국면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매달 발간하는 그린북은 국내 경제 흐름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공식적으로 보여준다.
정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수출과 건설투자가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지만, 이번에는 “조정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고 바꿨다. 여기에 설비투자는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표현을 추가했다. 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우리 경제의 긍정적인 지표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표현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수출 13개월 연속 감소
건설투자 역시 지난해 3분기 3.7% 감소하며 3분기 연속 감소를 이어가고 있다. 11월 한 달만 봐도 건설업체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이 전년 동월 대비 4.7% 감소했다.
30·40대 취업자 감소, 0% 물가 평가 빠져
그러나 지난해 '경제 허리'로 불리는 30·40대 취업자가 각각 5만3000명과 16만2000명 감소한 데 대한 평가는 빠졌다. 지난해 30·40대 취업자 수는 11월까지 25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소비자 물가 역시 '저물가'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린북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0.7% 상승했다. 10월 0%, 11월 0.2%로 0%대 초반 상승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상승 폭이 확대된 것은 맞다. 그러나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12월 0.7% 상승하는 데 그치는 등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연중 0%를 기록한 데 대한 언급은 없었다.
소비 개선됐지만, 심리는 하락
정부는 투자·수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재정 조기 집행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전체 예산의 62%를 상반기 쓰겠다고 밝힌 상태다. 예산 조기 집행 목표가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기재부는 “2020년 경제정책 방향에 반영된 투자·소비· 수출 활력 제고 등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경기 반등 모멘텀을 조속히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