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신임 총리 4월 총선 관리,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도 안 고쳐멜 것”

중앙일보

입력 2020.01.16 17:16

수정 2020.01.1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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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에서 사무실 직원들과 첫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정세균 신임 국무총리는 4·15 총선과 관련해 “총선에 공무원들이 개입하면 불법”이라며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메지 않도록 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을 방문해 4월 총선 관리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공직자가 관권 선거 시도를 하면 오히려 그게 해당 정당이 표를 잃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또 “입법부 수장이었던 건 다 잊고 국무총리직만 수행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약속했던 스웨덴식 ‘협치 모델’인 목요클럽을 운영할 계획도 밝혔다. “각 정당 지도부와 인간적 교류가 있으니 긴밀하게 소통할 생각”이라면서다.

여야 소통력 앞세워 협치모델 '목요클럽' 운영 계획

목요클럽은 타게 에를란데르 스웨덴 전 총리가 매주 목요일 저녁 노·사·정 대표들과 만나 식사를 같이하며 갈등을 조정하고 의견을 듣는 소통의 장이었다. 정 총리는 “목요클럽이 잘 이뤄져 성과를 내면 국민도 덜 걱정하셔도 될 상황이 될 것”이라며 “총선 전이라도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공직자들을 향해선 “좀 더 움직여야 한다”며 적극 행정을 주문했다. 그는 “우리 기업인들에겐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투자도 좀 하고, 열심히 해 보자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며 “그래야 민생이 살아날 수 있는데, 기업들 기(氣)를 살리기 위해 공직자들이 사명감을 갖고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게 저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스1]

 
정 총리는 불과 한 달 만에 신임 총리직에 오게 된 소회도 밝혔다. 그는 “작년 여름 이전부터 그런 얘기가 있었지만 남의 나라 얘기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다 12월 10일쯤 들어 한 달 만에 일어난 일”이라고 웃었다. 이어 “준비가 덜 됐을 수도 있지만, 예전에 산업자원부 장관을 했던 적이 있어 행정 업무가 낯설진 않다”며 “무거운 책임을 줘 긴장도 되지만 국민을 섬기는 낮은 자세로 부처와 소통하고 조정 능력을 잘 발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