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교통·편의시설 선망의 대상
대기수요 계속 몰려 집값 올라
1970년대 명문고·대법 등 이전
불모지였던 강남 완벽한 도시로
많은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강남 집값 고공행진의 이유로 성공한 신도시로 쏠린 주택 수요를 꼽는다. 강희용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은 2016년 펴낸 『강남의 탄생』에서 “강남은 1970년 박정희 정권의 전폭적인 지원과 인구의 급격한 유입으로 가능했다”고 말한다. 경기고·숙명여고 등 강북의 명문 학교와 대법원·검찰청 등 국가기관이 옮겨갔고, 각종 특혜로 불모지였던 강남은 10년 만에 완벽한 도시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저자인 강씨는 “강남은 한국인에게 선망의 대상이자 미움의 대상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여건이 된다면 누구나 살고 싶은 곳이 강남이라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사교육 1번지인 강남은 학군은 기본이고 인프라·교통·편의시설 등을 갖춰 끊임없이 대기 수요가 몰린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의 프라이빗뱅커는 “대부분의 자산가는 자녀들 집을 사줄 때 첫 번째로 강남권인지를 따진다”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대학 정시 확대, 특목고 폐지 등으로 강남 전입 수요는 더 커지고 있다”며 “단순히 수요를 차단하는 대책은 단기적으로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규제 효과가 지속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략연구부장은 “강남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없앨 수 있는 확실한 공급 신호를 줘야 한다”며 “사학연금·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보유한 강남권 대단지 재건축을 통해 공급만 늘려도 수요가 분산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