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계 관계자는 15일 “3월 중순으로 예정된 국가대표 2차(최종) 선발전 일정을 유도회 내부적으로 변경키로 했다. 조만간 2~3주 늦춰진 일정을 다시 발표할 텐데, 일방적인 일정 변경이 알려질 경우 혼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2~3주 늦춰진 일정 곧 발표키로
어설픈 행정 탓 선수들만 피해
유도회는 “선발전 일정이 변경되는 건 맞다”면서도 “‘선발 기준’에는 ‘선발일’이 포함되지 않아 문제없다”는 공식 답변을 내놨다.
유도회는 이번 일정 변경이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유도회 선찬종 전무이사는 “2차 선발전은 매년 3월에 열리는데 이 때문에 대표팀이 매년 같은 시기에 열리는 러시아 그랜드슬램에 나가지 못했다. 선발전 일정을 늦춰야 하는 필요성을 오래전부터 느꼈는데, 이 문제 외에도 뜯어고칠 게 많다 보니 시간이 걸렸다. 국내 대회 개최 일정과 맞물려 다른 시기를 찾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유도회의 무능한 행정력을 지적한다. 아무리 한 해 일정이 빡빡해도 선발전 일정을 변경하는 데 수년이 걸리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유도인은 “유도회가 제대로 일 처리만 했다면, 당장 국가대표 선발 과정을 간소화한 작년부터 선발전 일정을 바꿀 수 있었다. 어떻게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선발전 일정을 바꿀 수 있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은 3차(5월)까지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선수 컨디션과 체력 안배를 고려해 2차로 축소했다. 무리한 대회 출전으로 선수들 체력이 저하돼 ‘노골드’ 수모를 겪은 2016 리우 올림픽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였다.
한 지도자는 “선수 컨디션만 생각하고 무작정 선발전을 빨리 끝내려는 유도회의 어설픈 판단 착오가 낳은 결과다. 작년엔 대표 선발전을 빨리 끝내 올림픽까지 몸 만들 시간을 많이 벌었다고 홍보하더니, 이제 와서는 대표 선발전이 너무 이른 시기에 이뤄진다고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결국 이처럼 일정 변경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이 떠안는다. 아직 일정 변경이 공식화되지 않은 만큼 각 팀 선수들은 잘못된 일정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유도 선수는 보통 한 달 전부터 감량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한다.
한 유도 지도자는 “오락가락하는 일정 속에서 선수에게 운동하라고 해야 할지 쉬라고 할지 모르겠다”며 “이번 대회는 대표 선발전을 겸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표가 아닌 선수들에게도 기회의 장이다. 경기를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서 차세대 국가대표도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