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 장면, 어느 구단 누구
야구 없는 겨울 달구는 ‘겨울야구’
히어로즈 창단 때 연봉 35% 삭감
선수 출신 공인 에이전트 극소수
롯데 자이언츠의 경우 신격호 회장 5촌 조카인 신동인 롯데케미칼 고문이 구단주 직무대행으로 일했다. SK 와이번스도 최태원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구단주다.
드라마에서 권 상무는 “드림즈를 해체시키라”는 구단주 지시를 받아 선수단 운영에 개입한다. 실제로는 구단주 대행이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지 않다. 보통 그룹 내 본업이 있고 야구단 업무는 부수적으로 수행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권 상무 역시 호텔 부문 상무인 동시에 야구단을 관리한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구단의 세세한 일까지 관여하지 않는다. 중대한 사항, 이를테면 감독 선임이나 중요 선수 영입 정도 결정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반발했지만, 백 단장은 우여곡절 끝에 계약을 마쳤다. 실제 프로야구에서는 드림즈보다 더 큰 폭의 삭감 사례가 있다. 2007년 해체된 현대 유니콘스 선수단을 거둬들여 창단한 히어로즈다. 우리담배가 네이밍스폰서로 참여한 우리 히어로즈는 당시 KBO에 가입금조차 내기 힘들 정도로 재정이 취약했다. 선수단 연봉도 속된 말로 ‘후려칠’ 수밖에 없었다. 2007년 외국인과 신인선수를 제외한 현대 총연봉은 41억2970만원이었다. 2008년 우리 히어로즈 연봉 합계는 26억6900만원이다. 35.4%나 줄었다.
특히 베테랑 선수들이 칼바람을 맞았다. 송지만의 경우 현대와 했던 계약이 원천무효가 되면서 6억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깎였다.
당시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A 선수는 “백 단장 바지에 술을 붓는 드림즈 포수 서영주(차엽 분)처럼 대놓고 반발하진 못했다. 박노준 당시 히어로즈 단장에 대한 분노는 엄청났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세 차례 자격시험이 있었고, 모두 92명이 합격했다. 대부분 변호사 또는 스포츠 관련 업체 출신이다.
선수 출신은 거의 없다. 17년간 선수로 뛴 임재철 좋은스포츠 사업본부장의 경우 공인 에이전트는 아니다. 임 본부장은 “내 경우 1과목만 보면 되는데 시험에 응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좋은스포츠 내 공인 에이전트 자격이 있는 직원이 있어서다. 좋은스포츠엔 이정후(키움), 박민우(NC) 등이 소속됐다.
구단 직원 출신 에이전트도 있다. 김광현의 대리인 김현수 브랜뉴 대표는 SK 통역 출신이다. 롯데 감독 출신 양승호 디앤피파트너 대표도 공인 에이전트를 고용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드라마 정도는 아니지만, 연봉 협상은 매우 치열하다.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 경우 거의 ‘을’이다. 드라마처럼 구단이 주도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