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의 아주대 권역외상센터가 지난해 63회 바이패스를 건 것으로 나타났다. 868시간으로 36일이 좀 넘는다. 환자를 받지 못하고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셧 다운(shut down) 상태를 말한다. 2018년 53건, 719시간(약 30일) 그랬다.
아주대는 "병실 모자라도 배려했다" 반박
이 교수는 지난해 10월 "(병원 당국이)병실을 안 준다"며 "외상센터 운영지침에는 환자가 넘치면 본원이 적극적으로 받아주게 돼 있는데, 이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이 지침을 위반할 때는 외상센터 지원금을 환수할 수 있게 돼 있다.
아주대 외상센터는 지난해 66억3600만원의 국고 지원을 받았다. 2016년 3월 외상센터가 정식 개원하기 이전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픈 후 환자가 몰리면서 병실을 두고 갈등이 시작됐다.
이 교수는 "본관에 병실이 많이 비었는데도 (우리 환자에게) 병실을 내주지 않더라. 수없이 사정했다. 병실을 안주면 긴급 출동을 못하고, 환자를 데려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더 이상 못 해먹겠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12월~올 1월 해군과 합동훈련을 떠났다. 아주대 권역외상센터 관계자는 "이 교수가 이런 상황을 좀 피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잠수 탔다"고 말했다.
해군 명예 소령인 이국종 교수는 지난달 15일 미국 샌디에이고에 기항한 해군 순항훈련전단에 합류해 태평양 횡단 항해를 떠났다. 해군사관학교 74기 생도 140명 등 630명의 승조원을 태운 함정에서 이 교수는 응급환자 발생 상황을 가정한 훈련 등을 진행한다.
하지만 아주대병원 측은 강하게 반박한다. 한상욱 아주대 병원장은 "우리 병원에서 정신과병동 등의 특수병동 등을 빼고 나면 1180개 병상 중 실제 가동 가능한 병상이 750개 병상이다. 이걸 42개 진료과가 나눠 쓴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간호간병통합병동 공사 때문에 100개 병상을 닫고 공사했다"고 말한다.
한 원장은 "병상을 조금씩 쪼개 외상센터에 할당하고 있고, 응급환자를 위해 병상을 비워둬야 한다"며 "지난해 8월 닥터헬기가 들어오면서 외상환자가 더 늘어나 다 수용하기 어려우니 원칙을 지켜달라고 요청했고, 그게 진료를 못하게 한 것처럼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원장은 "외상센터의 경증환자 퇴원을 당겨서 병상 회전율을 높이는 방법을 써야 하는데, 이 교수가 본인 생각만 주장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병실 배정을 두고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 현장 점검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태호 공공보건정책관, 박재찬 응급의료과장 등이 수원의 아주대의료원을 방문해 원활한 병실 배정을 요청했다.
박 과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른 방안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일종의 경고다. 지난달 중순 이후 바이패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황수연 기자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