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통위는 보수 시민단체인 국민통합연대가 제안해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참여하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목표는 중도·보수 세력을 아우르는 새로운 정당 창당이다. 국민통합연대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중도보수 대통합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한국당·새보수당 참여 8개안 의결
“탄핵 넘어, 반문 대통합, 새 정당”
박형준 “2월 10일 전후 모습 확정”
새보수당은 “3원칙부터 수용하라”
혁통위가 출범했다곤 하나 올라탄 두 당의 열의엔 차이가 있다. “한국당은 흔쾌히 합의했고, 새보수당은 당내 논의를 좀 더 거쳐야 한다”(박 위원장)고 한다. 쟁점은 여전히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제시한 보수재건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의 수용 공개 여부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가장 믿을 수 있는 건 의총을 열고 당론으로 정하거나, 대표가 직접 서약을 하거나 국민 앞에서 약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황 대표가 7일 선언하려다 당내 반발에 접은 일이 있었다. 황 대표는 이날도 기자들로부터 ‘수용 선언을 하겠느냐’란 질문을 받곤 “자유시민 세력들의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도록 하겠다”만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와 관련, “한국당 쪽에 황교안 대표가 합의 사항에 대해 공개적으로 뜻을 표명할 수 있도록 저도 접촉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은 통합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당 최고위는 경선 공정성을 위한다며 전국 당협위원장 일괄사퇴를 의결했다. 또 류성걸·조해진 전 의원 등 탄핵 정국에서 탈당한 인사들의 재입당을 전면 허용하기로 의결했다. 박완수 사무총장은 “보수 전체의 통합을 위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 초·재선 의원 71명은 공천 결과를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각서를 당 지도부에 제출했다.
의원들의 통합 지지 선언도 잇따랐다. 한국당 초선 의원 18명은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마음으로 통 크게 통합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김성태(3선)·김태흠(재선) 등 의원 16명은 별도로 “통합 과정에서 황교안 대표가 유승민 의원이 말하는 3원칙을 다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이제 새보수당 쪽이 결단 내릴 수 있도록 의원들이 친분 등을 이용해 (이런 의견을) 전달하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3원칙 문제를 넘어서도 암초는 또 있다. 신당의 지도부 구성, 공천 문제 등이다. 새보수당 핵심 관계자는 “신당을 창당하면 자연히 황 대표가 권한을 내려놔야 할 텐데 (황 대표가) 거기까지 동의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3원칙을 잘 뜯어보면 지분 얘기가 녹아 있다. 결국은 주도권 다툼의 전초전 성격”이라고 했다.
한영익·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