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에 얼음판 강도가 약해져 어쩔 수 없이 축제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강원도 대표 겨울 축제 중 하나인 평창 송어축제가 개막 10일 만인 7일 축제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평창송어축제위원회는 “지난 6일 오후부터 평창 지역에 내린 비 때문에 축제장의 얼음 강도가 약해져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커 축제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축제위원회는 이날 오대천 얼음 위에 설치된 300개의 낚시 텐트 등 시설물을 모두 철거했다. 얼음에 고정해 놓은 텐트를 철거하는 작업에만 주민 40여명이 투입됐다.
강원도 겨울축제장 비 내리면서 얼음 녹아 초비상
화천 산천어축제 공무원 500명 빗물 차단 작업 투입
홍천강 꽁꽁축제는 얼음 낚시터 없이 축제 개막키로
홍천강 꽁꽁축제 1200명 올라가는 부교 낚시터 설치
전명준 홍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얼음이 얼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부교 낚시터 등을 준비해 온 만큼 10일 개막은 가능하다”며 “비가 그친 뒤에는 날씨가 다시 추워지는 만큼 얼음 낚시터도 곧 개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1일 개막하는 화천산천어축제는 메인 프로그램인 얼음 낚시터를 지키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7일부터 500여 명의 공무원이 얼음 낚시터 등 축제장에서 흘러 들어가는 빗물을 차단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빗물을 삽으로 퍼내고 배수펌프를 가동해 물을 뺐다. 또 화천천 2.4㎞ 축제장 바깥 경계에 비닐과 모래주머니를 쌓았다. 이와 함께 3층 높이의 눈 조각 등 눈으로 만든 조형물이 녹지 않도록 대형 비닐로 덮는 작업도 했다.
화천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내린 비로는 축제 운영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축제 개막을 위해 기상 상황을 지켜보며 방수 작업 등에 총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9일부터 강원 영서지역 아침 기온 영하권으로
이와 함께 오는 11일부터 얼음페스티벌을 개최하는 충북 제천시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7일 제천지역에 35㎜의 비가 내리면서 인공눈으로 만든 눈썰매장과 눈미로, 눈동산 등 일부 시설물이 녹아 내렸다.
의림지 옆에 있는 보조지에서 열려던 공어(빙어) 낚시 체험은 호숫가 근처에서 맨손 잡기 행사로 대체하기로 했다. 공어 낚시와 썰매타기, 얼음 자전거 등 행사를 하려면 얼음 두께가 30㎝ 이상 돼야 하지만 큰 추위가 없어 10㎝ 정도로 얇아졌기 때문이다.
충북 제천 얼음페스티벌 행사장 얼음 7~8㎝에 불과
제천은 겨울철 혹한 탓에 ‘제베리아’(제천+시베리아)로 불린다. 얼음페스티벌이 열리는 의림지 일원은 제천 시내보다 2~3도가량 기온이 낮다고 한다. 하지만 축제를 앞두고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2주 동안 제설기 4대를 동원해 인공 눈을 뿌려 행사장을 조성해 왔다.
평창ㆍ제천=박진호ㆍ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