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앱은 지역 공기오염도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오존 농도를 따져 ‘최고’부터 ‘최악’까지 8단계로 보여준다. 그는 “오늘(5일)처럼 하늘만 보면 공기가 맑은 것 같지만, 막상 휴대전화로 확인해보니 ‘나쁨’으로 나와 놀랐다”고 말했다.
대기 정체 현상과 중국 겨울 난방 원인
작년 미세·초미세 특보 18일로 증가세
지난 주말도 초미세먼지 ‘나쁨’ 이어져
전기차와 풍력 발전 등을 앞세워 청정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제주에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기후·지리적 이유가 크다. 특히 초겨울부터 발달한 엘니뇨가 계절풍을 약하게 만들어 한반도 인근에 대기 정체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중국의 겨울철 난방으로 발생한 스모그와 미세먼지도 대기에 악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청정 제주를 기대하고 섬을 찾아온 관광객들이 실망하는 경우가 적잖다. 주말 제주관광에 나선 김희정(45·부산시)씨는 “15년 전쯤 제주를 찾았을 때만 해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다른 지역과는 확연히 다른 탁 트인 공기를 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앱을 작동시켜 공기 질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오염(미세먼지·초미세먼지·오존) 경보제가 도입된 2015년부터 5년간 제주에는 모두 52번의 대기오염 특보가 발령됐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2015년 5회(9일·65시간), 2016년 5회(6일·55시간), 2017년 3회(5일·67시간), 2018년 7회(주의보 6회·경보 1회·11일·59시간), 2019년 6회(9일·87시간)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도 지난해 7회(14일·52시간)로 최다를 기록했다. 2015년 6회(10일·78시간), 2016년 5회(7일·60시간), 2017년 2회(3일·13시간), 2018년 2회(4일·10시간)로 점차 줄어들다 다시 늘어났다.
발령 지속 시간도 지난해가 197시간을 기록해 가장 길었다. 2015년 115시간, 2016년 75시간, 2017년 80시간, 2018년 67시간으로 하강세를 보이다 크게 늘었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미세먼지 시간당 평균농도가 150㎍/㎥ 이상, 경보는 시간당 평균농도가 300㎍/㎥ 이상이 2시간 넘게 지속할 때 발령된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초미세먼지 시간당 평균농도가 75㎍/㎥ 이상, 경보는 150㎍/㎥ 이상이 2시간을 넘을 때 발령된다.
지난해 3월 5일에는 제주에 사상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지기도 했고, 미세먼지·초미세먼지 관련 경보가 내려지지 않은 달은 6∼9월 넉 달밖에 되지 않았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제주지역의 경우 타 지역보다 대기 오염물질 배출원이 적어 비교적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낮지만, 고농도 미세먼지가 제주를 덮칠 때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방역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