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5일 CES 2020에서 선보일 ‘QLED 8K’ 신제품을 전격 공개했다. TV 화면의 외부 베젤을 없앤 무(無)베젤이 특징이다. 삼성은 “베젤이 없어 전체 화면의 99%까지 활용할 수 있다”면서 “이를 ‘인피니티 방식’이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 제로(0) 베젤을 표방한 TV가 종종 출시됐지만 1~2㎜ 정도의 베젤이 남아있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세계 최초라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7일 개막…8K TV 선두 승부수
삼성, 세계 처음 테두리 없는 화면
LG, 작년 롤업 이어 롤다운 방식
둘 다 AI로 화질·사운드 최적화
LG는 롤러블 TV에 대한 제품 출시 시기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다만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통해 삼성이 채택한 QLED 방식보다 기술적 우위에 있음을 보여준다는 계산이다.
두 회사는 올해 CES에서 상대방이 지적했던 약점을 기술적으로 극복해 낸 제품을 선보인다. 특히 두 회사는 그동안 화질을 놓고 상대방을 겨냥한 비방전도 불사하며 치열한 공방전을 치러 왔다. LG가 지난해 9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19에서 “삼성전자 8K QLED TV 화질은 선명도(CM)가 국제 기준치에 미달한다”고 주장하면서다. LG전자는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제품을 분해하기도 했다. 이후 유튜브 광고를 통해 두 회사는 비방광고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삼성은 이에 대해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TA)의 8K 인증 획득으로 맞섰다. LG가 그동안 문제 삼았던 선명도(CM)를 CTA 요구기준인 50% 이상으로 올려 인증을 받은 것이다. CM값을 올렸지만 삼성은 LG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CM은 1927년 브라운관 TV 시절 만들어진 개념이기 때문에 8K 같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평가할 때는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맞서는 LG는 업스케일링(고화질 변환) 기술을 신제품에 적용했다. 신제품에 탑재된 AI 프로세서 ‘알파9 3세대’를 통해서 100만개 이상의 영상, 수천만 개의 소리 정보를 학습한 후 원본 영상과 비교 분석해 화질과 사운드를 자동으로 최적화한다. 이른바 HD급이나 4K급 영상도 ‘알파 9 3세대’를 통해 8K급으로 화질을 향상시켜(업스케일링) 준다는 것이다. 업스케일링은 그동안 반도체 기술을 앞세우는 삼성이 QLED TV의 강점으로 내세웠던 기술이다.
8K TV는 가로 화소 수가 약 8000개로 현존하는 TV 중 가장 해상도가 높다. 업계는 올해가 8K TV 시장이 본격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7월에 열리는 일본 도쿄 올림픽에서 8K 송출이 예정된 데다 TV 대형화 추세에 따라 고화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과 LG가 올해 CES에서 공개하는 신제품에 그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이는 이유다. 올해 CES에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향후 8K 시장의 선두 주도권을 쥘 수 있는지가 갈린다는 것이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