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쿠드스군) 사령관이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바드 공항 인근에서 미군 공습으로 사망하자 이란은 “가혹한 보복”을 예고했다. 미국의 이번 추가 파병은 이란의 공격에 대비한 방어 차원에서 이뤄지는 조치다. 미 CNN은 추가 병력 규모가 수천 명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82공수사단의 병력 3500명을 중동에 추가 배치한다. 이 병력은 지난 2일 쿠웨이트에 이미 도착한 추가 병력 750명에 합류한다. 750명이 쿠웨이트에 파병된 것은 이라크 내 상황이 악화할 경우 신속히 투입하기 위한 것이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82공수사단 신속대응부대(IRF) 소속 병력 750명을 급파했으며, 추가 배치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주재 미 대사관은 3일(현지시간) 긴급 성명을 통해 이라크에 있는 모든 미국 시민권자는 즉시 출국하라면서 소개령을 내렸다.
미 대사관은 “이라크와 중동의 긴장이 높아짐에 따라 모든 미국 국적자는 이라크를 즉시 떠나야 한다”면서 “미국 시민권자는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으면 항공편으로, 그렇지 못한다면 육로를 이용해 다른 나라로 출국하라”라고 전했다. 솔레이마니 사망으로 이라크 내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자국민에게 탈출을 알린 것이다.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카다이브 헤즈볼라는 4일(현지시간) 미국이 주둔한 이라크 군기지 공격을 예고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 보복 공격 대비해 이란 52곳 이미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정해뒀다”고 맞받아치면서 중동 정세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였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