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추 장관은 검찰 수사를 의사의 수술에 비유해 “수술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이 명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장기간 수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됐다. 서울의 한 검사는 “검찰 개혁은 물론 검찰 수사도 당연히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하는 건 맞다”면서도 “문제는 수사 대상이 추 장관 본인을 비롯한 정권 주요 인사들을 향해 있다는 점, 그리고 검찰 인사 직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윤 총장 동기 중앙지검장 자리에
문 대통령 동문 이성윤 후임 물망
윤 최측근 한동훈 부장도 경질 거론
조국 공소장에 나온 최강욱이 검증
검찰 내에서는 다음주에 고위 간부 인사가 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르면 6일 고검장·검사장급 인사가, 그다음 주에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 간부 인사가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가 최근 경찰에 검사장·차장 승진 대상자인 사법연수원 28~30기 검사 100여 명에 대한 세평 수집을 요구한 것이 단서다. 한 부장검사는 “검찰 인사는 대개 1년 단위로 이뤄지는데 지난번 요직 인사가 7월에 단행됐던 것을 감안하면 6개월 만의 대폭 인사는 이례적”이라며 “이번에 검사장급부터 중간 간부까지 한번에 싹 갈아버린다는 설마저 돌아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말했다.
심각한 건 검사장급 인사에서 윤 총장의 손발을 다 자를 것이라는 말이 많다는 점이다. 윤 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배성범(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박찬호(26기) 대검 공공수사부장, 한동훈(27기)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등이다. 이들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조국 일가 비리 수사 등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지휘하고 있기도 하다. 일단 새 서울중앙지검장 물망에는 이성윤(23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거론된다. 문 대통령과 대학 동문으로, 경희대 출신 첫 검사장이다.
조국 일가 비리에 연루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검찰 인사 검증 업무를 맡고 있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참고인도 아니고 공소장에 이름이 적시된 사람이 수사 검사들을 인사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수사팀부터 공중분해시킬 게 불 보듯 뻔하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추 장관이 울산 선거 개입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검찰이 어떻게 처리할지도 관심사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전날 “청와대에 이어 추 후보자 측의 선거 개입 정황이 의심된다”며 그를 공무상 비밀누설죄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추 장관 측 관계자가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과 청와대 장모 행정관을 연결해 줬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위 의혹이 청와대에 최초 제보됐다는 것이다.
한편 윤석열 총장은 이날 오후 대검 신년 다짐회에 참석해 의미심장한 신년사를 내놨다. 그는 “올해도 검찰 안팎의 여건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검찰 구성원들의 정당한 소신을 끝까지 지켜드리겠다”고 말했다. 추 장관이 인사권을 휘둘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좌초시키거나 수사 라인에 인사 불이익을 준다면 윤 총장이 크게 반발하고 나설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