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기리보이, 염따 등의 래퍼들이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는 말을 유행시키면서 화제가 됐다. 요즘 유튜브에는 ‘하루에 1500만원 다 썼습니다’ ‘영앤리치의 플렉스’ 같은 제목의 명품 쇼핑 사진·영상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스마트학생복이 10대 청소년 35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선 ‘명품 구매 경험’을 묻는 질문에 56.4%가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플렉스의 의미는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쓰일 수 있다. 지난해 말 작사가 김이나씨는 반려동물복지센터 건립 후원금으로 3000만원을 내놓으며 “기부가 플렉스 문화가 돼 칭찬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배우 이동욱이 진행하는 SBS 예능 프로그램에는 ‘플렉스 토크’라는 코너가 있다. 게스트에게 자기 자랑을 하라는 건데, 일종의 유머 코드다. 실제로 공유가 자신을 “잘 생겼다”하고, 이세돌 9단이 “바둑에서 나는 천재”라고 말하는 장면은 겸손 일색의 뻔한 토크보다 재밌다. 2020년 한 해 동안 각자 의미 있는 플렉스를 해보길 바란다.
서정민 스타일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