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보고에서 “곧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전했다. 통일부는 이날 논평에서 “이(새 전략무기 공개)를 행동으로 옮길 경우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는 과연 무엇일까.
전략무기는 핵무기나 핵탄두를 장거리로 투사하는 무기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새 전략무기를 크게 3가지로 예상한다.
미국이 꺼리는 전략잠수함 진수
수중에서 미사일 쏴 탐지 힘들어
미시일 방어방 뚫는 다탄두 가능
시간 줄이는 고체 엔진 ICBM
북한은 이미 전략잠수함과 SLBM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8월 24일 북한의 고래급 잠수함(2000t급)이 SLBM인 북극성-1형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2일엔 북극성-1형보다 더 멀리 날아가는 북극성-3형을 수중 바지선에서 쐈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1발의 SLBM만 갖고 다니는 고래급은 SLBM 시험발사 전용”이라면서 ”북한은 고래급보다 더 커 여러 발의 SLBM을 탑재하는 전략잠수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관영 매체는 지난해 7월 23일 신포 조선소에서 김 위원장이 신형 잠수함을 둘러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잠수함은 3000t은 넘어 보인다. 군 관계자는 “크기와 모양이 함교에 3발의 SLBM을 넣는 옛 소련의 골프급과 닮았다”고 말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조만간 신포 조선소에서 신형 전략잠수함 진수식을 직접 열 것이란 첩보가 있다”면서 “북한은 상황에 따라 신형 전략잠수함 진수식→SLBM 발사→실전 배치 선언 등 여러 단계로 나눠 대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②다탄두=다탄두 미사일은 탄두부에 복수의 재진입체(RV)가 있다. 미사일이 우주에서 여러 개의 재진입체로 분리하면, 각각의 재진입체가 대기권으로 진입한다. 여러 개의 핵탄두가 한꺼번에 날아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요격이 쉽지 않다. 재진입체 중 핵탄두가 없는 더미(가짜)도 섞여 있다. 북한의 다탄두 미사일 개발 움직임에 대해 북한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을 뚫을 비책으로 꼽는 이유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의 ICBM인 화성-15형이나 SLBM인 북극성-3형은 탄두부의 탑재 중량이 늘어나면서 탑재 공간이 커졌다”면서 “북한이 미사일의 다탄두화를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③고체 엔진 ICBM=북한의 화성-14형과 화성-15형은 액체 엔진 ICBM이다. 액체 엔진 ICBM은 발사에 앞서 연료를 넣는 데 시간이 걸린다. 고체 엔진 ICBM은 바로 발사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13차례 고체 엔진 발사체를 시험하면서 관련 기술을 고도화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북한의 현재 산업 능력으로 제한은 따르지만, 고체 엔진 ICBM을 개발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공군의 특수 정찰기인 RC-135S 코브라볼과 해군 소속 EP-3E가 각각 1일 한반도 상공에서 비행했다고 항공기 전문 추적 트위터 계정인 에어크래프트스폿이 밝혔다. RC-135S는 탄도미사일을 추적하는 정찰기다. EP-3E는 신호정보를 수집하거나 통신을 감청할 수 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